제28장
임석훈이 가져온 지분을 보며 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받아들었다.
“아저씨, 이건 아버지가 남기신 건데 아저씨가 어떻게...”
임석훈은 흐뭇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건 네 아버지가 너에게 남긴 거야. 네 아버지는 네가 다은이를 아주 사랑한다는 걸 알았지만 다은이가 일을 얼마나 무자비하게 처리하는지도 오래전에 알아챘어. 그래서 아마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예상했던 거겠지. 한성 그룹이 파산한 그날 밤 나는 네 아버지를 만났고 언젠가 네가 날 찾게 되면 꼭 도와주라고 부탁받았어. 그런데 그 말을 하고 며칠도 지나지 않아 네 아버지는 그만...”
아버지의 일을 언급하며 임석훈의 얼굴에는 온통 슬픔으로 가득했다.
“아저씨, 고마워요. 이제 아버지를 기억해 주시는 분은 아저씨밖에 없을 거예요. 듣자 하니 다은이가 아저씨의 회사에도 압박을 가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저씨는 1년 전에 은퇴하시고 회사 지분을 팔아 수진이에게 의류 체인점을 열어주셨고요.”
이 정보도 나는 며칠 전에야 수소문해서 알아내게 되었다. 그래서 임석훈에게 연락했던 것이다. 결국 이 모든 일은 나와 관련이 있었기에 내가 그들을 곤경에 빠뜨린 셈이니까.
임석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친 것도 있었어. 더 이상 회사를 경영하는 것도 힘들었고. 수진이가 하는 의류 체인점은 장사가 꽤 잘 되고 있어. 경제학과를 전공했으니 지금은 그런 일을 하면서 그냥 시간을 보내는 거지. 만약 네가 다은이를 완전히 정리하고 한성 그룹을 다시 일으키려면 수진이가 도와줄 수도 있을 거야.”
나보다 두 살이 어린 임수진은 남하시에 있을 때 통통한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그녀는 날마다 껌딱지처럼 내 뒤를 졸졸 따라다녔었다.
지난날 내가 임다은과 결혼할 거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어린 소녀는 며칠 동안 내내 울다가 해외로 유학을 떠나버렸다. 그 후로 나는 거의 6년 동안 임수진을 볼 수 없었다.
임석훈과 레스토랑에서 헤어진 후 나는 며칠 내로 남하시에 돌아갈 계획을 세웠다. 임다은이 북하시에서 막강한 권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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