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장 남지아의 계략
남지아는 환한 미소로 수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도준 씨, 그때 꼭 오실 거죠?”
수지는 말없이 고개를 약간 들며 대꾸했다.
“서진 씨가 지아 씨 뒤에 있습니다.”
순간 놀란 남지아가 급히 뒤를 돌아봤지만 뒤에는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이 그녀를 맞이할 뿐이었다.
당황스러움과 함께 분노가 치밀어 오른 남지아가 돌아서서 수지를 꾸짖으려 했지만 어느새 수지는 온데간데없었다.
‘뭐지? 사람이 이렇게 빨리 사라질 수 있다고?’
남지아는 눈 깜짝할 새에 자취를 감춘 수지를 떠올리며 황당해했다.
은근히 자랑하며 자신의 주권을 선언했던 말들이 마치 솜뭉치에 힘껏 주먹을 날리듯 허공에 흩어졌다.
애초부터 품고 있던 불만이 이 상황으로 인해 더 거세게 타올랐다.
‘하도준, 서진 오빠가 지금 당신한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해서 진짜 기회가 있을 거라고 착각하지 마. 남자가 불륜 상대가 되는 건 여자가 되는 것보다 더 보기 흉하니까.’
‘서진 오빠가 정말 자신의 체면과 박씨 가문의 위신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은 절대 당신한테 공개적으로 마음을 열지 않을 거야.’
남지아는 마음속으로 이를 악물었다.
더구나 추설희가 자신의 친딸을 찾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상 그녀는 계획을 더 서둘러야 했다.
오늘 저녁 박씨 가문과 남씨 가문이 함께하는 저녁 만찬은 절호의 기회였다.
모든 사람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박서진과 자신이 한 침대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만 하면 박서진이 아무리 자신을 싫어해도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남지아는 생각했다.
그렇게만 된다면 그녀의 생일날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이 약혼식을 바로 개최할 수 있을 터였다.
그리고 남지호가 자신을 돕는다는 점도 남지아에게 유리했다.
남지호는 틈만 나면 박서진과 그녀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곤 했다.
남지아는 한숨을 내쉬며 다리 위에서 잠시 더 머물다가 평정을 되찾은 얼굴로 자리를 떠났다.
...
저녁 7시, 남씨 가문의 고급 승용차들이 한 대씩 차례로 박씨 가문 별장에 들어섰다.
이다은과 수지는 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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