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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장 박서진, 이 개 같은 자식

수지는 뒤돌아 준비한 차를 일회용 컵에 담아 박서진 앞에 가져다주면서 말했다. “서진 씨, 차 드세요.” 찻잎이 파랗고 맑은 것이 품종이 좋은 차로 보였다. 하지만 일회용 컵에 담아 주다니. “서진 씨, 지금 일회용 컵을 무시하는 거예요?” 수지는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말했다. “일회용 컵이 얼마나 깨끗한데요. 사용하고 나서 버리면 되니 전염병에 걸릴 걱정도 없잖아요.” 박서진은 컵을 입에 갖다 대고 후후 불더니 여전히 뜨거운지 아직 마시지 않았다. “너무 뜨겁네요. 식혀서 마셔야겠어요.” 수지는 입만 움찔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서진은 약봉지를 꺼내 세어보기 시작했다. 30팩의 약봉지에는 하루에 세 번씩 마시라고 적혀있었다. 30팩이면 10날은 복용할 수 있었다. “수지 씨, 저희 할아버지께서는 석 달을 치료받아야 하는데 열흘의 양밖에 없네요. 다 마시면 또 받으러 와야 하나요?” “10일 뒤에 약을 또 바꿀 겁니다. 그때 가서 와서 가져가시면 됩니다.” “보존 치료를 하기엔 석 달이라는 시간이 너무 긴 것 같은데... 할아버지를 성수로 데려가고 싶은데 수지 씨도 함께 가주실 수 있을까요?” 박서진은 우아하게 의자에 기대어 앉아 코끝으로 약 냄새를 맡아보았다. “수지 씨와 다은 씨 사촌 남동생분을 성수 박씨 가문으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3개월간 저희 할아버지를 돌봐주시면 안 될까요? 페이는 수지 씨가 직접 말씀해보시죠. 수지 씨께서 거절하신다면 단독으로 다은 씨와 다은 씨 사촌 남동생분만 데리고 갈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박서진은 다리를 꼬고 약봉지를 툭툭 치면서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 진심으로 초대하는 것 같아 보여도 수지를 협박하고 있는 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가기 싫어도 가야 했기 때문에 수지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다은이 사촌 남동생을 데리고 갈 거라고? 나랑 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 왜 저래?’ “서진 씨, 왜 갑자기 저를 수지 씨라고 부르는 거예요?” 수지는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이유는 딱히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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