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장 이 남자 카리스마 대표님 놀이 중이야?
박선재가 정말 화가 난 기색을 보이자 박서진은 서둘러 수습하며 말했다.
“알겠어요, 할아버지. 지금 바로 수지 씨를 데리러 갈 게요.”
“걱정 마세요. 절대 수지 씨가 하씨 가문 사람들에게 괴롭힘당하게 두지 않을게요.”
박선재는 심장이 약해 얼마 전에도 발작을 겪은 바 있었는데 그때 수지가 준 약과 나희정이 억지로 응급처치하려는 걸 막지 않았다면 지금 박서진은 할아버지를 잃었을지도 몰랐다.
수지와 하씨 가문의 악연은 박서진의 관심사가 아니었지만 자신이 수지와 그녀의 할머니 손에 이끌려 복수의 도구가 되거나, 졸지에 재벌가로 들어가기 위한 희생양이 되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다만 수지가 김선재의 생명의 은인이 된 이상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그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가라면 가야지!’
“할아버지, 화 푸세요. 제가 바로 수지 씨를 데려올게요.”
박서진은 박선재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숨을 고르게 해준 후에야 임수빈에게 할아버지를 잘 모시라고 당부하고 VIP실을 나섰다.
복도로 나온 박서진은 곧바로 수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수지 씨. 저희 할아버지가 수지 씨를 보고 싶어 하시는데 시간 괜찮으시면 잠시 와주실 수 있을까요?”
“괜찮으시면 제가 데리러 가겠습니다.”
“아니요, 제가 직접 갈게요.”
수지의 차분하고도 냉정한 목소리가 박서진의 귀에 전해졌다.
“마침 다은이가 할아버지께 드릴 한약을 달여놨어요. 제가 직접 가져갈게요.”
“아뇨, 수지 씨. 그 자리에 그대로 계세요. 제가 데리러 갈게요.”
박서진의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전해졌다. 그리고 평소보다 빠른 말투에는 거부할 수 없는 단호함이 묻어나왔다.
“가만히 계세요. 움직이지 말고.”
순간 수지는 어이가 없었다.
‘뭐야, 이 남자. 카리스마 대표님 놀이 중이야?’
“수지 씨, 이해해 주세요. 이건 할아버지의 명령이에요.”
박서진은 강압적인 태도 후에 어쩔 수 없는 이유를 덧붙이며 설명했다.
그제야 수지는 알아차렸다. 사실 박서진은 그녀를 데리러 오고 싶지 않았는데 그저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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