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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장

"역시 나한테 제일 잘해주는 사람은 너뿐이야, 주익현." 송민지가 주익현을 끌어안자 그의 몸이 순식간에 경직되었다. 주익현은 한 손에 뽕나무 열매를 들고 있어 다른 손으로 송민지를 밀어냈다. "나 지금 몸이 더러워." 송민지가 바로 반박했다. "더럽지 않아." 주익현을 놓아준 송민지는 구겨진 그의 옷깃을 정리해 주다 구멍이 난 것을 발견했다. "이따가 옷 바꿔 입어. 이 옷은 내가 씻어줄게." "그럴 필요 없어." 주익현은 이 말을 남기고 황급히 도망쳤다. 송민지는 팔짱을 낀 채 허둥거리는 발걸음으로 떠나는 주익현을 바라보며 웃었다. "주익현, 두 번째 생에서도 넌 여전히 유혹에 약하네." 하율은 볼펜을 입에 물었다. 빠르게 박동하는 심장소리를 들으며 하율은 몰래 마당 쪽을 바라보았다. 나타난 사람이 송민지라는 것을 발견하고 하율은 애써 입꼬리를 올렸다. "민... 민지야, 익현이는? 나 이 문제 어려운데." 송민지는 뽕나무 열매를 먹으며 걸어가 의자에 앉았다. "내가 가르쳐 줄게. 이 문제 어제 오빠가 가르쳐 줬거든." "네 오빠가 문제를 풀 수 있어? 오빠가 학교에 다닌 적도 없고 공사장에서 일했다고 하지 않았었나?" "맞아! 나중에 오빠 혼자 공부한 거야. 날 보지 말고 문제를 봐..." 이 일들은 다른 사람에게 말한 적이 없었다. 송민지의 상황을 알고 있는 것도 오직 하율뿐이다. 애초에 하율이 자신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이유가 주익현 때문이라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하율은 주익현 집에 대해 잘 아는 척을 하며 송민지가 외부인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송민지는 하율의 수작에 넘어가지 않았다. "모르는 게 있으면 날 불러." 하율이 송민지를 불러 세웠다. "넌 어디 가? 숙제 안 해?" "난 어제 다 했어." "주익현한테 가려고. 도와줄 일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송민지는 하율을 신경 쓰지 않고 앞쪽에 위치한 약국으로 향했다. 주익현은 약을 조제하고 있었다. "주익현, 넌 왜 못하는 게 없어!" "이 약은 식후에 먹어야 해. 하루에 세 번 먹으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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