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장
"민지 아가씨, 하인한테 전해 들었는데 화를 내고 저택을 나갔다면서요? 지금 대표님은 웨딩 촬영으로 바쁘세요. 이유가 뭐든 한 시간 내에 군영 저택으로 돌아오면 이 일은 더 이상 묻지 않을 게요."
고서원의 목소리에는 송민지가 무슨 큰 죄를 저지른 것처럼 경고의 의미가 가득 담겨 있었다.
방귀 뀐 놈이 성을 낸다고 하인들이 송민지에 대해 나쁜 말을 했을 지도 모른다.
"전화 바꿔줘."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송민지가 침묵하고 있는데 전화기 너머로 분노가 담긴 배민훈의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튜디오에서 이시아는 웨딩드레스로 갈아입고 촬영 준비를 마쳤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졌다.검은 양복 차림의 훤칠하고 금욕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배민훈이 손에 핸드폰을 든 채 유리 통창 앞에서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서 있었다. 곁눈질로 그를 바라보자 기분이 나빠 보였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런 배민훈의 양복 위로 브로치를 채우고 있는 것을 보고 이시아가 다가갔다. "내가 할게요."
"어디 있는지 알려줘. 고서원한테 데리러 가라고 할 테니까. 화내지 말고, 응?"
송민지는 마당을 나서 문밖의 외진 곳으로 걸어가 앞에 있는 나뭇잎을 손으로 잡아당겼다. "오빠, 나 화난 거 아니에요."
"지금 밖에서 친구랑 같이 놀고 있어요. 좀 늦게 들어갈 거예요."
배민훈은 송민지의 말을 믿지 않았다. "어느 백화점에 있어? 사람을 보내서 안내하라고 할게. 뭐 사고 싶은 거 있으면 오빠 이름으로 사고."
"우리 그냥 평범한 점포를 구경하고 있어요. 그리고... 오늘 외박하려고요. 왔다 갔다 번거롭기도 하니까요."
"민지야! 오빠가 거짓말하는 거 싫다고 말했었지?" 배민훈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송민지는 그의 목소리가 차분할수록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후폭풍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았다.
송민지는 배민훈의 요구를 조금도 만족시켜줄 수 없었다. 전생에는 왜 지금처럼 배민훈이 과도하게 간섭을 한다고 느끼지 않은 것인지 몰랐다.
송민지도 인내심이 좋지 않았지만 설명했다. "나 진짜 친구와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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