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장
이시아의 손톱은 동글동글하니 예뻤다. 오렌지 껍질을 깐 손은 즙 하나 없이 깨끗했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양반댁 규수처럼 우아했다. 오렌지 껍질을 까는 모습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배민훈은 이런 스타일을 좋아했던 거구나, 어쩐지 자신은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송민지는 뒤늦게 깨달았다.
"오빠가 저한테 별장에서 지내라고 했어요." 담담하게 말을 꺼낸 송민지는 일부러 이시아의 반응을 살폈다, 역시나 송민지의 말을 들은 이시아가 멈칫했다. 별다른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녀의 반응은 이미 그녀를 배신했다.
이시아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든 그녀를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그녀는 송민지와 배민훈 사이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이시아는 곧 껍질을 깐 오렌지를 송민지에게 쥐여줬다. "잘된 일이네, 혼자 밖에서 지내면서 민훈이가 걱정하게 하는 일도 없고."
"군영 저택이 크니까 나랑 민훈이 결혼하고 나면 민지 너도 여기에서 지내면서 나랑 수다도 떨 수 있고 좋네, 나 혼자 여기 있으면 얘기할 사람도 없어."
'이시아, 당신 도대체 얼마나 잘 숨기는 사람인 거야?'
이시아는 분명 송민지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별장에 남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그저 배민훈에게 맞춰주기 위하여 송민지에게 이렇게 잘 대해주고 있었다.
송민지는 그저 대충 이시아를 보며 웃어줬다. 전생이나 이번 생이나 그녀는 여전히 이시아가 싫었다.
"저 허락 안 했어요, 그런데 오빠가 별장 열쇠를 주더라고요."
"왜 여기로 안 들어오는 거야, 뭐 걱정되는 거라도 있어? 민지 너 혹시 나 못 받아들이겠어서 안 들어오려고 하는 거야?" 이시아가 말을 하며 송민지의 손등을 잡았다. "나 따라와."
송민지는 이시아가 자신을 어디로 데리고 가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머지않아 두 사람은 2층 큰 방 옆에 있던 방으로 들어갔다, 송민지는 여전히 이시아가 왜 자신을 여기로 데리고 온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이시아는 이미 하인에게서 열쇠를 받아 들어 방문을 열었다. "여기가 어디에요?"
방문이 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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