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장
그 모습을 본 하인들이 오히려 불만을 드러냈다. "사모님, 역시 너무 착하시네요. 저런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를 계집애를 군영 저택에 머물게 하시다니, 딱 봐도 단순한 계집애가 아니에요, 무슨 꿍꿍이를 품었을지 누가 알겠어요. 도련님도 무슨 생각이신지 모르겠네요, 앞으로 사모님이 이 집안의 안주인이 되실 텐데 저런 바깥사람을 여기에서 지내게 하시다니..."
이시아는 군영 저택 하인들이 묵인한 안주인이었다, 그랬기에 그녀가 저택에 들를 때마다 배민훈 아내의 신분으로 접대했다. 배민훈의 서재 말곤 이시아는 모두 갈 수 있었다.
하지만 하인들의 불만을 들은 이시아가 그들에게 말했다. "앞으로 민지 일에 대해서 입방아 찧지 마세요, 배민훈 친동생이니까 제 동생이기도 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당신들도 민지 섭섭하지 않게 주의해 주세요."
그 말을 들은 하인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사모님, 저 아이 정체가 도대체 뭐예요? 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이인데. 도련님께 언제 저런 여동생이 생긴 건가요?"
"물어보지 말아야 할 일은 속에 묵혀두세요." 이시아가 싸늘한 시선으로 하인들을 보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사모님."
송민지는 푹신한 침대에 누워 보드라운 인형까지 안고 있으니 금방 잠에 빠져들었다. 날이 어둑해지고 조금 더운 느낌에 송민지는 뒤척이며 이불을 걷어찼다, 덕분에 품에 안고 있던 인형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 채 침대 위에 엎드려 누워 긴 머리로 얼굴 전체를 가리고 색색 숨을 쉬며 잤다. 복도에서 바삐 돌아치고 있는 하인들의 소리에도 기가 막힌 방음덕분에 방 안에서 자고 있던 송민지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
저녁 7시 반이 되어 전조등이 베란다를 비췄고 마이바흐 한 대가 들어섰다. 이시아는 마치 집에서 남편이 퇴근하기만을 기다리는 아내 같았다.
배민훈은 회의를 끝내고 돌아왔다, 평소와 비교해 보면 이번이 가장 빨리 돌아온 날이다. 예전의 배민훈은 아홉 시 반이나 열 시나 되어야 퇴근했다. 늦은 새벽까지 야근하는 건 더욱 빈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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