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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장

송민지가 여기저기서 문제를 일으키고 사람들을 불쾌하게 했기 때문에 배민훈은 아마도 송민지에게 지쳤을 것이다. 그래서 배민훈은 이시아와 사랑에 빠진 것이 아닐까. 이시아는 말도 잘 듣고 이해심이 많으며 나서야 할 때 나서고 물러날 땐 물러날 줄 아는 사람이다. 게다가 불쌍한 척, 연약한 척하는 데도 능숙했다. 천사 같은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이시아를 누가 좋아하지 않을까? 송민지는 눈치껏 말했다. “알아요. 저는 한 번도 새언니를 탓한 적이 없어요.” “전 다 먹었어요.” 송민지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빠랑 새언니는 천천히 드세요. 전 먼저 방으로 들어갈게요.” 이시아는 송민지가 떠나는 것을 보고 발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얼굴을 찡그리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배민훈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 “민훈아, 혹시 내가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서 민지를 화나게 한 거 아니야?” “어려서 심술부리는 것뿐이야.” 이시아는 자신에게는 심술부리는 이런 ‘특권’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가끔은 정말 질투가 났지만 내색할 수 없었다. 매번 밥을 먹을 때마다 그릇을 깨끗이 비우는 것은 그녀의 습관이었다. 배민훈은 송민지가 다 먹지 않은 국그릇을 가져갔다. 연속 나흘 동안 사골국을 먹었으니 송민지가 질린 것도 당연했다. 이시아의 얼굴에 의미심장한 표정이 번뜩였다. “너... 민훈아, 이거 민지가 마시던 거야.” 심지어 숟가락도 송민지가 조금 전에 사용했던 숟가락이었다. 하지만 배민훈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시아야, 좋은 환경에 익숙해졌다고 해서 과거에 겪은 일을 잊어서는 안 돼.” “내가 민지와 함께 원수에게 쫓겨 지낼 곳도 없던 시절에 우리는 개 밥그릇에 있는 음식까지 빼앗아 먹은 적도 있어. 그런데 민지가 마셨던 국이 무슨 대수야.” 그 말을 듣고 이시아의 표정이 변했다. “미안해. 잠시 잊고 있었어.” 국 한 그릇을 다 먹은 후 배민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 다 먹으면 기사에게 바래다주라고 할게.” “그럼 아이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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