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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장

송민지는 행여나 배민훈이 아플까 봐 재빨리 침을 뺐다. 침을 뺀 순간, 피가 줄줄 흘렀고 송민지는 당황해서 어쩔 바를 몰랐다. 송민지가 종이로 혈 자리를 누르며 말했다.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가 봐요.” 주익현은 아무 곳에나 침을 놓으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었다. 특히 머리에 잘못 찌른다면 중풍에 걸리거나 마비될 수 있기에 송민지는 팔에 찌르기만 했었다. 송민지가 고개를 푹 숙이자 배민훈이 입을 열었다. “계속해 봐.” 송민지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에요.” 피가 멈추었는지 확인한 뒤, 송민지는 배민훈의 셔츠를 정리해 주었다. “오빠, 벌써 두 시에요. 오빠도 일찍 쉬세요. 저도 졸려서 자야겠어요.” 송민지는 책상 위의 물건을 정리했다. 통증 때문에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기에 간신히 물건을 상자 안에 넣었다. 뒤돌아선 송민지는 배민훈과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배민훈의 눈빛이 어딘가 이상하면서도 소름이 돋았다. 송민지는 자신의 옷에 뭐가 묻었는지 확인하고는 물었다. “오빠, 왜 그렇게 봐요. 놀랐잖아요.” 배민훈이 피식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아니야. 얼른 쉬어.” 송민지는 침대에 놓인 배민훈의 외투를 건넸다. “오빠, 외투 가져가야죠.” 배민훈이 문 앞에 멈춰서더니 외투를 받았고는 귀여운 송민지를 쳐다보더니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배민훈은 아무 말 없이 뒤돌아갔다. 송민지는 별생각이 없었다. 전생에서 송민지가 개입하는 바람에 배민훈과 이시아는 5년 동안 만나면서 약혼 날짜도 정하지 못했었다. 송민지가 죽은 뒤에야 배민훈은 이시아와 결혼했다. ‘이번 생에는 내가 개입한 적이 없으니 오빠도 나한테 다른 마음 없을 거야.’ 송민지는 방문을 닫았고 한참을 뒤척이다가 겨우 잠에 들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오후 1시가 넘었다. 자다가 깨는 바람에 동이 틀 때 다시 잠에 들었던 것이다. 송민지는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아래층에는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한 배민훈이 소파에 앉아 경제 신문을 보고 있었다. 장선경이 소고깃국을 식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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