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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장

방금 송민지가 했던 말을 주익현은 모두 들었다. 그랬기에 하율의 목소리를 듣고도 관여하지 않고 송민지가 떠난 방향을 따라 쫓아갔다. 송민지가 배식을 받을 때에도 주익현은 그녀의 뒤에 바짝 붙어 있었다, 그녀가 밥을 먹을 때에도 그녀와 멀지 않은 자리에 앉아 밥을 다 먹기를 기다리다 다시 그녀를 따라 식당을 떠났다. 송민지는 일부러 앞에서 가고 있던 학습 부장에게 다가가 시험에서 나왔던 수학 문제를 물어봤다, 그 모습을 본 주익현은 어쩔 수없이 그녀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교실로 돌아가 보니 하율은 몰래 간식을 먹으며 손에 든 소설책을 감추려 물리 교과서를 겹쳐 들고 보고 있었다. 송민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로 돌아가 다음 수업 내용을 예습했다. 그때 하율이 그녀에게 다가와 말했다. "민지야, 너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거야? 너랑 비교해 보면 나 완전 쓰레기 같잖아, 주익현이 못 가르쳐 주는 거면 네가 나 가르쳐 줘. 과외비 줄 수 있어, 번거롭더라도 우리 이렇게 오랫동안 짝꿍인 거 봐서 그냥 해 줘, 다음에 주익현이랑 도서관 갈 때 나도 껴 줘, 응?" 송민지와 하율이 짝꿍이 된 지도 어언 반년이 다 되어 갔다, 하율은 도대체 얼마나 잘 감추고 있었길래 송민지가 그동안 하율이 주익현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게 한 걸까. 하율의 아버지는 기차 차장이었다, 이는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이다. 그녀의 어머니도 유명한 학교의 선생님이었기에 그녀는 주익현이 있는 꼬치집으로 가 알바를 할 필요가 없다는 건 바보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을 하는 건지도. 주익현 일을 빼며 하율은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송민지가 수업에 대답을 하지 못할 때, 늘 하율이 옆에서 귀띔을 해줬다. 그랬기에 송민지는 여전히 담담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냥 네가 직접 걔한테 말해." "너 설마 내가 너희 두 사람 방해할까 봐 나랑 주익현 못 만나게 하는 거야? 민지야? 나 정말 네 친구 맞아? 나는 성적을 위해서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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