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장
배민훈이 달래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 "네가 놀고 싶으면 내가 다음에 데리고 올게."
송민지는 얌전히 대답했다. "알겠어요."
휴대폰 속의 목소리는 점차 작아졌다. 송민지의 그 말을 들은 배민훈의 눈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민지야, 정말 오빠가 결혼했으면 좋겠어?"
담담하게 뱉은 그 말에 여자아이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고른 숨소리만이 들려왔다.
잠든 건가?
배민훈은 전화를 끊지 않고 와인을 단번에 삼키더니 휴대폰을 침대맡 서랍장에 올려놓았다. 그러다 갑자기 잠꼬대하듯 중얼거리는 송민지의 말을 듣게 되었다.
"주익현, 감히 나를 무시해? 나도 이제 다시는 너랑 연락 안 할 거야."
"오빠... 언제 오는 거예요. 저 오빠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
기나긴 밤이 지나 송민지는 날이 밝아올 때까지 푹 잤다. 구식 아파트 밖의 개 짖는 소리만 아니었다면 송민지는 정말 그대로 계속 잘 뻔했다.
벽피가 떨어져 너덜해진 벽에 걸려있던 시계를 보니 시간은 어느덧 6시 30분이 다 되어 갔다. 송민지는 얼른 일어나 세수하곤 휴대폰을 살폈지만, 이미 진작에 전원이 나가버렸다.
송민지는 다시 가방을 메고 다급하게 정류장으로 달려갔다, 하마터면 버스를 놓칠 뻔했지만, 간신히 올라탈 수 있었다.
지금 이 시간에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송민지는 결국 지각하고 말았다. 경비원이 문을 닫고 있을 때, 주익현이 대신 막아줬다.
학교에서 지각한다면 점수를 깎여야 했다.
"이번에는 왜 이렇게 늦은 거야?"
송민지는 그 말을 들었음에도 발걸음을 재촉해 걸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 주익현이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그녀의 뒤를 따르자 그녀가 드디어 발걸음을 멈췄다. "주익현, 그동안 과외해줘서 고마워. 앞으로 필요 없을 것 같아. 주말에 시간 되면 밥 사줄게. 그럼 나는 수업 들으러 간다."
송민지는 말을 마치자마자 교실로 달려갔고, 마지막 1초를 두고 아침 자습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하율은 피곤한 얼굴로 책상 위에 엎드려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눈을 뜨고 송민지를 확인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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