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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장

주익현은 아무 말 없이 어딘가를 짚었고 하율이 광주리를 내려놓더니 소매로 이마 위의 땀을 닦았다. "주익현, 시간도 늦었는데 우리 이따 같이 가자." "방향 달라." 주익현이 차갑게 말했다. 하지만 하율은 차가운 주익현의 말투에도 아무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그에게 다가갔다. "나 너한테 묻고 싶은 거 있는데, 민지한테 네가 내 과외도 봐주게 하면 안 되냐고 물었거든, 내가 과외비도 줄 수 있다고. 민지가 너한테 얘기했어?" 그 말을 들은 주익현이 눈을 가늘게 뜨더니 단추를 채우던 손이 멈칫했다. "나 요즘 시간 없어. 그리고 앞으로 일할 때 나한테 말 걸지 마. 알바비 깎여." 주익현은 그 말을 마치고는 미련 없이 떠났다. 그리고 가게를 나서려던 주익현은 마침 주방장을 만났다. "익현아, 바빠서 너한테 말하려던 거 잊을 뻔했다." 주방장의 말을 들은 주익현의 의연한 눈빛이 그를 향했다. "7시쯤에 예쁘게 생긴 학생 한 명이 너 찾아왔어. 낯익다 생각했는데 너랑 같은 학교 다니는 학생이더라고. 그런데 내가 익현이 너 다른 여자애랑 주방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하니까 대답만 하고 가더라. 나한테는 자기 왔었다는 거 너한테 얘기하지 말라고 하면서." "너 연애하는 거야? 그렇게 예쁜 여자 친구 두고도 나한테 말도 안 하고." 그 말을 들은 주익현이 미간을 잔뜩 찌푸리곤 대꾸했다. "제 여자 친구 아니에요." "아니긴 무슨, 딱 보니까 질투한 것 같던데. 아저씨도 다 겪어본 사람이라 알아. 아니면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갔을 리가 없어, 지금 얼른 가서 달래줘. 그리고 내가 미리 말하는데 하율이도 너처럼 여기에서 오랫동안 일한 아이고 일 잘하는 아이여서 자르기 싫으니까 네 일 알아서 잘 처리해." 주방장이 떠난 뒤, 주익현은 잠시 망설이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메시지는 아직 그저께에 머물러 있었고 다른 메시지는 없었다. 송민지는 그 뒤로 주익현에게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다시 시간을 확인해 보니 오늘은 7월 2일이었다. 화요일은 송민지가 모의시험을 마친 이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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