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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장

쇼핑백에 박힌 logo만 봐도 홍수경은 알 수 있었다. 그녀도 배씨 가문에서 오랫동안 일했기에 온갖 비싼 브랜드를 다 봐왔다. 샘플만 봐도 가격이 얼마나 하는지 그녀는 전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송민지가 산 이 브랜드의 가격은 적어도 9자리부터 시작하는 그런 제품이었다. 따르릉, 그때 조용하던 거실에 전화벨 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렸다. 홍수경은 얼른 거실에 있던 전화기를 받아 들었다. "어르신." "민훈이는? 걔한테 전화 받으라고 해." 그 말을 들은 홍수경이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도련님 오늘은 집에 안 들어오신다고 했습니다. 지금 민지 아가씨밖에 없는데 아가씨께서 도련님이 어디 있는지 알 수도 있으니 제가 물어보겠습니다." "이 빌어먹을 놈이, 시아가 입원했는데 또 어딜 간 거야. 정말 내가 화병 나서 죽는 꼴 보려는 건가." "걔가 아니면 시아가 왜 입원까지 했겠어." "그럼... 제가 도련님한테 전화할게요. 시아 씨가 입원한 거 작은 일이 아니잖아요." 홍수경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 마치 이시아를 이미 배씨 가문의 작은 사모님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 교양 없는 계집애가 이사 와서 민훈이랑 같이 사는 거야?" "네, 어르신. 제가 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 계집애가 선 넘는 짓 못 하게 하겠습니다." "도련님도 속으로 잘 알고 계시겠죠." 얼굴의 물기를 훔치며 화장실에서 나오던 송민지는 화가 난 이주림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이시아는 사람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것을 잘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배씨 가문에서는 이시아를 며느리로 삼았다. 그의 교양 있는 행동과 마음씨는 전부 배씨 가문에서 직접 가르쳐 준 것이었다. 위로 이주림부터 시작해 아래로 배씨 집안의 하인까지, 배씨 가문에 아직 발을 들이지 않은 '배 사모님'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송민지는 자신을 두고 하는 얘기는 못 들은 척했다. 그리곤 백화점에서 사 온 물건을 들고 올라가려고 했다. 하지만 쇼핑백에 손이 닿기도 전, 홍수경이 그녀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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