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장
최종수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지팡이를 짚고 일어났다. "식사부터 해."
온세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식사 때 온세라는 최서진 옆에 앉았다. 비록 소박한 옷차림이었지만, 온세라는 단정하고 우아해 보였다.
최서진이 음식을 잘 먹지 않는 것을 보고 온세라는 직접 새우를 까주기 시작했다. 정교하게 껍질을 벗겨 예쁜 새우 꼬리만 남겨 최서진의 접시에 가지런히 놓았다.
이 광경이 최종수의 눈에 들어왔다.
온세라는 드물게 재벌 집 딸로서의 품위와 보통의 집안의 온화함을 겸비하고 있었다. 만약 말을 할 수 있었다면, 서진과 결혼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식사가 끝난 후 최서진은 최종수에게 불려 서재로 갔고, 온세라는 거실에서 기다렸다.
하인이 차를 가져왔고, 소시연은 최지아와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우리 지아 오랜만에 보네. 이번에 약혼하려고 돌아온 거라며?"
"네." 최지아가 미소 지었다.
"하하, 상대가 준성 그룹의 장남이라면서? 젊고 유능하다니 지아는 참 운이 좋네."
"사실 저는 아직 결혼을 서두르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최지아는 약혼 얘기를 회피하는 듯 보였다. 최지아는 눈길을 온세라 쪽으로 돌리더니, 갑자기 화제를 바꿨다. "아, 그런데 오빠랑 결혼했는데 왜 결혼식은 안 했어요?"
온세라는 차를 마시다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소시연이 짜증스럽게 말했다. "저런 모습으로 결혼식을 올렸다면 최씨 가문이 웃음거리가 되었겠지. 우리가 그런 망신을 당할 수는 없잖아."
"그건 그렇네요."
최지아는 온세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미라가 그러는데,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 미리 알았더라면, 오빠랑 결혼한 사람은 언니가 아니라 자기였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온세라는 잠시 멍해졌다. 최지아가 이런 말을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아까 오빠한테 새우를 까줘도 오빠는 먹지도 않던데. 그렇게 해서 좋은 소리라도 들을 줄 알았어요? 나는 자존심도 없이 허영심만 가득한 여자가 제일 싫어."
최지아의 목소리가 작았지만, 오만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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