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1장
‘내가 잃어버린 기억이 도대체 뭐지? 도대체 온세라랑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렇게 두 사람의 대화는 끝이 났다.
산 정상에 도착해 케이블카에서 내린 하준은 보여주기식으로 김찬혁을 따라 화장실로 향했다.
“아빠, 엄마, 사랑이도 화장실 다녀올래요. 여기서 기다려요.”
최사랑이 이렇게 말하더니 김찬혁과 하준을 뒤따라갔다.
그렇게 온세라와 최서진 두 사람만 남았다.
산 정상에 우거진 소나무 숲이 바닥에 깔린 청석판에 비쳐 그림자가 아른거렸다.
최서진이 물었다.
“왜 갑자기 귀국한 거야?”
온세라가 의아한 표정으로 최서진을 힐끔 쳐다봤다.
인상 속에 최서진이 이렇게 엄숙하게 이 문제를 물어본 건 처음이었다. 그전에는 늘 자기를 위해 돌아온 게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찬혁 씨가 무슨 말 했어요?”
“왜 꼭 찬혁이가 무슨 말을 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왜 그래요?”
“나는...”
최서진이 무슨 말을 하려다가 말았다.
이렇게 답답한 건 처음이었다.
온세라가 돌아오기 전에는 잃어버린 기억이 딱히 삶에 큰 지장을 준 적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온세라가 돌아오고 나서는 모든 게 변했다.
“애초에 왜 강성을 떠난 거야?”
온세라의 눈동자에서 의아함이 사라졌다. 말투도 순간 차가워졌다.
“이 문제는 대답하고 싶지 않네요. 알고 싶다면 집안 사람들에게 물어봐요. 아는 사람 한 명은 있겠죠.”
5년 전 있었던 일은 정말 조금도 꺼내고 싶지 않았다. 인생에서 제일 굴욕스럽고 제일 존엄 없는 나날이었다.
“나는 먼저 한나 찾으러 갈게요. 여기서 기다렸다가 와요.”
온세라가 이렇게 말하고는 몸을 돌렸다. 정말 한시도 더 여기에 남아있고 싶지 않았다.
최서진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 온세라의 손목을 낚아채더니 그녀의 몸을 돌려 억지로 시선을 맞췄다.
“가도 된다고 한 적 없어. 똑바로 말해.”
“뭐 하는 거예요? 이거 놔요.”
“똑바로 말하기 전에는 절대 안 놔. 왜 하나같이 기분 더럽게 절반만 얘기해? 신비롭고 재밌어? 사랑이 버리고 강성 떠날 땐 언제고 왜 이렇게 당당한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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