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수려한 글씨를 보면서 최서진의 머릿속에는 온세라의 그 연약하고 깨끗한 눈망울이 떠올랐다. 이렇게 순종적인 여자도 뜻밖에 이 시를 좋아했다니?
한편, 온세라는 최씨 가문에 돌아갔다.
거실에서는 오미숙이 혼자서 탁자를 닦고 있었는데 온세라를 보고도 인사하지 않았다.
온세라는 화를 내지 않았다.
[시연 이모는요?]
집에 없다면 그녀는 마음 놓고 위층으로 올라가 좀 쉴 수 있었다.
오미숙은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작은 사모님, 이게 무슨 짓이에요? 나는 알아볼 수 없어요.”
온세라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그녀가 방금 한 손짓이 완전히 수화가 아니었기에 일반인들은 그녀의 표현에 따라 의사를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다.
막 공책을 꺼내 글씨를 쓰려고 할 때, 뒤에서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니는 외출하셨는데 무슨 일로 찾으세요?”
온세라가 고개를 돌려보니 미소를 짓고 있는 김찬혁이 보였다.
온세라는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공책에 적었다.
[별일 아니에요. 친정에서 선물을 가져왔는데 시연 이모에게 드리려고요.]
친정에서 돌아올 때 온재혁은 선물을 준비해 주었다.
어쨌든 온세라가 온씨 가문의 딸이니 아무리 사랑 받지 못하더라도 그녀에게 의지하여야 했고 또 가문의 예의를 차리기 위해 선물을 준비해 주었다.
“아마 늦게 돌아올 거예요. 아줌마에게 드려도 마찬가지예요.”
온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집에 있어요? 출근하지 않았어요?]
“오늘은 휴식이에요. 이따가 병원에 갈 건데 같이 갈래요?”
김찬혁이 설명했다.
온세라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저 오늘 병원에 안 가요, 내일 갈 거예요.]
김찬혁과 가까이 하면 최서진이 또 언짢아 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차갑게 변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는 것이 모두에게 좋을 것이다.
말을 마친 온세라는 위층을 가리키면서 잠자는 손짓을 하며 쉬러 올라가겠다고 했다.
김찬혁은 실망하는 눈빛을 보였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얼른 쉬세요.”
위층으로 올라가는 온세라의 연약한 모습에,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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