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장

최서진이 손으로 온세라의 몸을 다독였다. [왜요?] “내일 강성으로 돌아가자. 할머니가 지낼 요양원도 찾았어. 내일 시간 되면 같이 할머니 보러 가자.” [괜찮아요.] “왜? 내가 외할머니 보러 가는 게 싫어?] 온세라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입술을 앙다물었다. [할머니는 아직 내가 유산한 거 몰라요.] 최서진의 눈빛이 어딘가 착잡해졌다. 한참 지나서야 최서진은 온세라의 손을 꼭 잡더니 말했다. “그럼 일단 할머님께는 알리지 말자. 요양원은 맹 비서 시키면 되니까 너는 신경 쓸 필요 없어.” 온세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온세라의 얌전한 모습에 최서진의 피곤함도 많이 가셔지는 것 같았다. 최서진이 몸을 숙이더니 온세라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온세라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더니 손으로 최서진의 가슴을 밀어냈다. 온세라의 눈빛에서 역겨움을 읽어낸 최서진은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큰 손으로 온세라의 얼굴을 꽉 움켜잡더니 억지로 그를 마주 보게 했다. “무슨 생각하는 거야?” 온세라가 고통에 웅얼거렸다. “요즘 얌전했던 거 다 쇼지? 사실 아직 나 미워하잖아. 계속 연기하지 왜? 내일이면 강성으로 돌아가니까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거야?” 온세라는 고통으로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었지만 벗어날 수는 없었다. 최서진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그는 지금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 “쇼할 거면 열심히 해. 고작 이틀 만에 무너지면 앞으로는 어떻게 지내려고 그래?” 온세라가 고통스러운 신음을 냈다. 마치 도마 위에 올려진 고기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휩싸였다. 온세라는 최서진이 그녀를 장난감으로 생각한다는 걸 뻔히 알고 있었다. 웃으라면 웃고 울라면 우는 그런 인형 말이다. 최서진은 온세라의 얌전함이 다 연기라는 걸 알면서도 즐기고 있었다. 그는 솔직히 온세라의 생각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온세라가 고분고분하게 따라주면서 표현만 만족스러우면 된다. 얼굴에서 전해지던 고통에 어느 정도 적응하던 온세라는 최대한 부드러운 눈빛으로 남자에게 애원했다. 그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