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3장
철컥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고요한 병실에 유난히 청아하게 들렸다.
하수영과 온세라 모두 화들짝 놀랐고 하수영은 하려던 말까지 멈췄다.
그녀는 문 앞에 서 있는 최서진을 멍하니 바라봤다.
“언제 왔어요?”
최서진은 싸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수영이 넌 먼저 병실에 가 있어.”
하수영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걱정스러운 눈길로 온세라를 쳐다봤다.
온세라가 괜찮다고 눈치를 주고 나서야 그녀도 자리를 떠났다.
방안에는 최서진과 온세라 둘만 남게 되었다.
“이 아이 안 낳으려고?”
차가운 중저음의 목소리가 방안에 쩌렁쩌렁 울렸다.
하수영이 나간 후 방안의 온도가 삽시에 몇십도 내려간 것 같았다.
온세라는 침대 시트를 꽉 잡았다.
[네.]
이 아이의 출생이 비극의 시작이라면 아예 낳지 않는 게 좋을 듯싶었다.
태어나자마자 벙어리 엄마를 만나 자신을 지켜줄 능력이 전혀 없고 아빠라는 자는 아예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을 것이다. 대체 누가 이런 참혹한 어린 시절을 감당할 수 있을까?
온세라의 확고한 표정에 최서진은 분노가 치솟았다.
“누가 네 멋대로 결정하래?”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손목에서 차오르는 고통에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안 그래도 창백한 얼굴이 지금은 더 사색이 되었다.
소름 끼치는 건 그녀가 속으로 은근히 희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도 이런 제 모습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적어도 최서진은 이 아이를 원한다.
“잘 들어. 넌 아이를 낳을지 말지 선택할 자격 없어. 네가 지켜야 할 본분에는 최씨 가문을 위해 아이를 낳는 것도 포함되어 있어. 아이는 최씨 성을 따를 테니까 넌 아무것도 간섭하지 말고 건강하게 낳기만 해. 다 낳거든 알아서 아이를 돌볼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
그는 온세라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살을 엘 것처럼 그녀의 사지에 침투해버렸다.
최서진은 그녀에게 아이를 키울 자격조차 안 주려고 한다.
온세라는 못 믿겠다는 눈빛으로 눈앞의 이 남자를 쳐다보며 심장을 쿡쿡 찌르듯 아팠다.
최서진은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한없이 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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