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2장
한창 말하던 와중에 최서진이 전화를 받고 온세라를 힐긋 쳐다보더니 밖으로 나갔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고 방안에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온세라는 침대 시트를 꽉 잡고서 사색이 되었다.
“여보세요?”
“대표님.”
전화기 너머로 맹효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사 마쳤습니다. 최근에 막 강성에 도착했고 친구를 찾아온 모양입니다. 사모님 외할머니분과는 옛 지인이라고 합니다.”
“옛 지인?”
최서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애초에 정산의 그 숲을 온재혁이 불 질러버렸다. 그 숲은 아마 온성제약회사에서 사들이고 개발했을 테니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온세라의 외할머니와 지인 사이라 해도 이상할 건 없다.
“또 다른 말은 없었어?”
“네, 없었습니다. 인신매매는 기어코 한 적이 없다고 잡아뗐고 경찰서도 수사 기록을 진작 소각해서 아무것도 조사해낼 수 없었어요.”
맹효연이 살짝 난감한 어투로 말했다.
“대표님, 20년도 더 된 일이니 혹시 사람을 잘못 본 건 아닐까요?”
“절대 그럴 리 없어!”
최서진의 음침한 목소리에서 싸늘한 한기가 새어 나왔다.
그는 20년 전 그해 여름, 찜통더위가 한창이던 그날을 평생 잊을 수가 없다. 가증스럽게 생긴 영감탱이가 최서진을 움에 가두고 비스듬히 뚜껑을 열고서 경고장을 날렸다. 말을 듣지 않으면 움에서 굶어 죽게 하겠다며 독설을 퍼부은 것이다.
어둡고 습한 움 안에서는 아무것도 안 보이고 오직 역겨운 절임 반찬 냄새만 풍겼다.
그때 만약 라영이 구해주지 않았다면 최서진은 아마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대표님, 그럼 이젠 이 사람을 어떻게 처리할까요?”
“모든 죄를 자백할 때까지 가두고 있어. 전부 자백하거든... 경찰서로 보내.”
최서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온세라와 그녀 배 속의 아이만 아니었어도 직접 가서 그 영감탱이를 아작냈을 것이다.
다음날, 온세라는 여전히 병실에서 휴식하고 있었다.
김찬혁은 그녀더러 요 며칠 입원해서 안정을 취해야만 아이를 지켜낼 수 있다고 했다.
덜컥덜컥.
그녀가 책을 보다 고개를 살짝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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