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시연 이모, 언니를 탓하지 마세요. 그건 다 옛날 일이고 그때는 나이가 어리고 철이 없었어요.”
온미라는 온세라를 위해 애원하는 척했지만, 사실은 일을 더 크게 만들려는 목적이었다.
순간 분노가 폭발한 소시연은 갑자기 온미라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을 끊어버렸다.
“미라야, 넌 아직도 이런 여자를 위해 변명하는 거야? 너의 혼사를 가로채고 또 이렇게 염치없고 심술궂은 여자를 우리 최씨 가문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어.”
소시연은 점점 흥분해 하며 온세라를 가리켰다.
“너 당상 우리 집에서 나가! 너...”
소시연이 뭔가 더 말하려 했으나 최서진의 손짓을 보고 말을 멈추었다.
최서진은 눈을 내리깔고 온세라의 손목을 잡더니 차갑게 말했다.
“따라와!”
그는 온세라에게 반응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최서진은 손을 꽉 잡았고, 그런 손에 이끌린 온세라의 손목은 부서질 것만 같았다.
최서진은 온세라를 방으로 들어와 문을 닫아버리고는 침대에 내동댕이쳤다.
초라하게 쓰러진 온세라는 갑자기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막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최서진은 오히려 온세라의 몸에 올라타며 움직이지 못하게 단단히 가두었다.
‘무엇을 하려는거지?’
온세라의 눈동자에는 당황한 기색이 떠올랐다가 움츠러들었지만 최서진의 힘에 갇혀도망칠 수 없었다.
이 남자의 몸에는 위험한 기운이 가득 차 있어 온세라를 불편하게 했다.
“뭘 피하고 있어? 켕기는 거라도 있어?”
최서진은 갑자기 비웃으며 쌀쌀하게 말했다.
온세라는 최서진의 표정을 살피다가 갑자기 눈을 휘둥그레 떴다.
최서진은 노려보다가 차디찬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넌 정말 온재혁의 말 잘 듣는 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