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장
“상처에 물 안 닿았죠?”
[네, 안 닿았어요.]
“다행이네요. 이제 약을 한 번 더 바꿔야 해요. 앞으로 별문제 없으면 붕대 풀고 상처가 아물 때까지 기다리면 돼요. 최대한 푹 쉬세요.”
[고마워요.]
온세라가 다친 다리를 걸상에 올려놓자 김찬혁이 노련한 솜씨로 상처를 싸맸다. 방안의 환한 불빛이 그의 머리 위를 비추며 부드러운 빛을 자아냈다.
“어젠 어떻게 된 거예요? 또 그 사람이에요?”
[아니요, 그 사람과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변명해줄 필요 없어요. 그 사람은 사업 말고는 아무것도 마음에 새겨두지 않아요. 본인 외에 아무도 안중에 없죠. 어려서부터 클 때까지 줄곧 그랬어요. 제가 잘 알아요.”
온세라는 최서진을 위해 잘 설명하고 싶었지만 김찬혁이 거의 확정하다시피 말하니 어디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한창 얘기를 나누던 중 아래층에서 오미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셨어요 도련님, 식사는 하셨어요?”
“아니요, 아직.”
“마침 잘됐네요. 사모님도 아직 안 드셨거든요. 주방에 말해서 음식 하나 더 추가시킬게요.”
“세라는요?”
“작은 사모님은 위층에 계십니다.”
오미숙은 평소보다 유난히 목청이 높았다. 마치 일부러 누군가에게 들려주듯 외치고 있으니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온세라는 심장이 철렁거렸다.
[찬혁 씨, 먼저 돌아가요.]
“걱정 말아요. 최서진 씨한테 미리 연락받고 세라 씨 약 바꿔주러 온 거예요. 저보고 일찍 퇴근해서 오라고 했어요. 게다가 우린 죄지은 것도 없잖아요. 떳떳하게 있어요.”
김찬혁은 붕대를 다 감은 후 침착하게 약 상자를 정리했다.
이때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온세라가 문 쪽을 바라볼 때 최서진이 어느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약 바꿔?”
“이제 막 다 바꿨어요. 주의사항은 이미 형수님께 말씀드렸어요.”
김찬혁은 약 상자를 들고 일어섰다.
“형수님,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두 번 연속 ‘형수님’이라고 부르는 건 꼭 마치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상기시키려는 것 같았다.
최서진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에게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