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장
숟가락이 입에 거의 닿자 온세라는 본능적으로 몸을 피했다.
[제가 할게요.]
최서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그릇을 건넸다.
온세라는 그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숙이고 죽을 조금씩 먹었다.
“발에 상처가 조금 감염되어서 당분간은 출근하지 마.”
온세라는 흠칫 놀랐다. 최서진이 말하지 않으면 그녀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화상을 입은 발이 거의 나았는데 지금 다시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어젯밤에 그렇게 늦게 돌아왔으니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누가 감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도서관 증축에 관련해서 최정그룹과 협력해야 하는데요.]
“그 일은 상처가 다 낫거든 다시 얘기해.”
[그래도 최정그룹 쪽에서...]
“내가 알아서 해. 넌 신경 쓸 거 없어.”
온세라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머리를 끄덕였다.
요즘 최서진은 온세라를 대하는 태도가 확실히 달라진 것 같았다. 그때 강성진의 사망 소식을 알릴 때도 그렇고 어젯밤에 제때 온 것까지 전부 그녀의 예상 밖이었다.
최서진은 온세라가 죽을 다 먹은 후에야 집을 나섰다.
“집에서 푹 쉬고 있어. 별일 없으면 어디 나가지도 말고.”
낮은 목소리가 온세라의 귓가에 울렸다. 침대 머리맡의 빈 그릇을 본 순간 그녀는 마음이 떨렸고 저도 몰래 손목을 꼭 잡았다.
사실 그녀는 어젯밤에 한 번 깨어났는데 최서진의 셔츠 소매를 꽉 붙잡고 있었다. 최서진은 그대로 침대 머리맡에 기댄 채 잠들었다.
그때 그녀는 계속 열이 나서 비몽사몽한 채 꿈인 줄 알았는데 손을 놓자 최서진이 바로 깨났다.
그는 커다란 손으로 온세라의 이마를 짚어보며 자상하게 물었다.
“계속 불편해?”
온세라는 가장 마지막으로 아파서 누군가의 밤샘 보살핌을 받았던 때가 아주 어린 시절인 것 같았다. 외할머니가 옆에서 지켜주던 포근했던 그 느낌과 지금 이 기분이 너무 흡사했다.
어느덧 저녁 무렵이 다가왔다.
최지아는 잠옷을 입고 별장 2층 테라스에 서 있었다. 이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지아 씨, 저 좀 도와주세요. 제발요.”
“무슨 일인데요?”
최지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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