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장
하지만 최서진이 어떻게 생각하든 요즘은 확실히 그녀를 많이 돌보고 있다.
[고마워요.]
밤이 깊어지고 욕실에서 찰랑거리는 물소리에 온세라는 좀처럼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물소리가 갑자기 멈췄고 그녀도 대뜸 정신을 차리며 책을 덮어서 옆에 놓은 후 황급히 이불을 덮고 누웠다.
그녀는 화장실을 등진 채 옆으로 누웠는데 침대에서 자리를 아주 적게 차지했다.
문이 열리고 이불을 걷는 바스락 소리가 전해졌다.
“자?”
온세라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곧이어 최서진이 그녀의 목과 베개 사이의 빈틈에 커다란 손을 밀어 넣더니 그녀를 품에 꼭 껴안았다. 금방 샤워해서 체온이 이상하리만큼 높아졌고 마치 찐빵처럼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온세라는 화들짝 놀라서 눈을 떴는데 머리 꼭대기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계속 더 자.”
고른 숨소리가 그녀의 귀밑 머리카락을 스쳤다. 최서진은 그녀의 머리에 턱을 괴고 있었는데 온세라는 문득 자신이 포장지에 담긴 찐빵이 된 것 같았다. 너무 덥지만 왠지 모르게 안정감이 느껴졌고 서서히 긴장이 풀렸다.
온세라는 집에서 며칠 쉬었더니 발에 난 상처도 거의 다 나았다.
이날 오후, 그녀는 홀로 정원에서 화초를 다루고 있었는데 오미숙이 허겁지겁 문을 열고 나왔다.
“사모님, 얼른 옷 갈아입으세요. 어르신께서 뵙자고 하십니다.”
온세라는 손에 든 가위가 약간 떨리더니 장미꽃 잎을 썩둑 잘라버렸다. 빨간 장미 한 송이가 그대로 풀밭에 떨어졌다.
[무슨 일로 저를 찾으신대요?]
“그건 저야 모르죠! 아무튼 사모님을 뵙자고 하시니까 얼른 들어와서 옷 갈아입으세요. 여기서부터 별장까지 가려면 시간이 한참 걸려요.”
오미숙이 다그치자 온세라는 마지못해 물건을 내려놓고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제가 차 불러드릴게요.”
[괜찮아요, 직접 운전해서 갈래요.]
온세라가 차를 몰고 떠나간 후 오미숙의 안색이 확 돌변했다.
“거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지. 도련님이 집에 계실 땐 여기저기 다 아픈 척하더니 지금은 또 직접 운전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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