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장
“형, 한 번만 더 상기시켜줄게요.” 김찬혁은 몸을 일으키며 최서진을 마주 보았다. “세라 씨는 살아 숨 쉬는 사람이에요. 형이 어떤 식으로 세라 씨와 결혼을 했든, 세라 씨는 좋은 사람이라고요. 좋아하는 마음이 없더라도 괴롭힐 필요까지는 없잖아요.”
최서진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 “가서 약 가져와.”
김찬혁은 최서진이 자신의 말을 귓등으로 넘겼다고 생각해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로 주먹을 움켜쥐며 자리를 떠났다.
어느새 밤이 깊었다.
베란다에서 밤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보니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했다.
“최 대표님. 하 팀장은 설계팀에서 오래 일한 직원이기도 하고 업무적으로 나무랄 곳이 없는 사람이에요. 이번에는 잠깐 뭔가에 홀린 것도 있고 최지아 씨가 협박해서 벌인 일도 맞잖아요. 하 팀장의 본의가 아닌데 이렇게 자르는 건 좋지 않아요.”
최서진의 목소리가 서늘했다. “본의가 아니면 이런 일을 해도 된다는 뜻이야?”
맹효연은 최서진의 말에 흠칫 몸을 떨며 설득을 그만두었다.
“인사팀에 대체할 인물을 찾으라고 해.”
최서진은 바람을 등지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 바람에 날리는 것이 태반이었다. “강성진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
맹효연은 정신을 다잡으며 조심스럽게 보고했다. “아직 조사 중이에요. 곧 소식이 있을 겁니다.”
“최지아 쪽은 한동안 시선 떼지 말고 잘 지켜보라고 해.”
“네.”
통화를 마친 최서진은 담배꽁초를 눌러 끄고 방으로 들어갔다.
온세라는 약을 먹고 잠들었다. 여전히 열로 비몽사몽한 상태였고 창백한 볼 양쪽에 땀이 맺혔다. 그날 최서진이 약을 먹은 후의 상태와 비슷했다.
최서진은 순간 가슴이 조여오는 느낌이 들었다. 한참 후, 그는 침대 옆에 앉으며 온세라의 손을 맞잡았다.
“으으...”
온세라는 괴로운 듯이 중얼거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무서운 악몽이라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세라야.” 최서진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없었다.
온세라는 꿈을 꿨다.
역시나 큰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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