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장
“그러니까요. 진작 말해주지. 시간 낭비만 했잖아요.”
[미안해요.]
갑자기 울린 자동차 경적소리가 동료들의 불평 사이로 끼어들었다.
온세라는 고개를 들었다. 검은색 미니밴이 길옆에 주차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사모님.” 조수석에서 내린 맹효연이 온세라를 향해 손짓했다.
온세라는 멍했다.
메시지로 올 필요가 없다고 말했는데 최서진이 데리러 올 줄은 몰랐다.
“세라 씨 남편이에요?”
“안 온다고 하지 않았어요?”
[저도 올 줄 몰랐어요.]
“마침 잘 됐네요. 우리랑 인사시켜줘요.”
온세라는 쓴 침을 삼키며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가서 물어볼게요.]
대충 이 일을 넘겨버리려고 했는데 지금은 빼도 박도 못한 상황이 되었다.
“사모님.” 맹효연이 차문을 열어주었다.
[잠깐만요. 일단 출발하지 말아주세요.]
온세라가 운전기사를 향해 손짓해 보였다.
“왜 그래?” 귓가로 최서진의 음성이 들렸다.
온세라는 망설이다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쪽에 회사 동료들이 있는데 당신을 만나고 싶대요.]
최서진은 미간을 슬며시 찡그렸다.
[미안해요. 못 들은 걸로 해요.]
온세라는 재빨리 말을 바꾸었다. [잠깐만 기다려줘요. 내려서 말하고 올게요.]
몸을 돌려 차에서 내리려는 온세라의 손을 최서진이 잡아챘다.
약간 서늘한 손바닥의 온도가 느껴져 온세라는 흠칫 몸을 떨며 놀란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최서진은 온세라를 바라보지 않고 차창을 내렸다.
“저 사람들이야?” 낮은 저음의 목소리가 차안에 울렸다.
저녁 무렵, 차례로 켜지는 가로등 아래로 차창을 통해 냉엄하고 준수한 얼굴이 드러났다. 이마를 시작으로 가로질러 내려온 흉터가 흉악한 분위기를 조성해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하연주를 비롯한 사람들은 몸을 떨었다. 하나 같이 귀신을 본 듯한 표정으로 변해 감히 앞으로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온세라는 난감하기도 하고 화가 치밀어 올라 최서진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그를 지나쳐 차창을 조종하는 버튼을 눌러 창문을 내렸다.
[가요.]
온세라의 손짓을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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