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장
잠시 머뭇거리던 온세라는 고개를 저었다.
알고 싶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할머니는 많은 비밀을 아는 것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고 그녀에게 가르쳤다.
최서진이 입을 열었다. “오래전 일이야.”
온세라는 살짝 몸을 굳혔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은 최서진은 이모인 소시연의 손에서 자랐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였다면 몰라도, 최서진은 하필이면 맹수 같은 사람들이 도사리고 있는 최씨 가문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어떤 일을 겪었는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온세라는 불현듯 최서진이 예전만큼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고 흉터도 그리 험상궂게 보이지 않았다.
최서진이 물었다. “온재혁 말로는 네가 어렸을 적에 유괴된 적이 있다고 하던데?”
‘유괴?’
멈칫하던 온세라는 이내 작게 고개를 저었다. [어렸을 때 일은 잘 기억이 안 나요. 그건 갑자기 왜 물어요?]
“별거 아니야.”
최서진은 시선을 거두며 눈을 감았다.
온세라는 홀로 생각에 잠겼다.
자신이 유괴되었던 일에 관해서 어렸을 때부터 두 가지 확연히 다른 이야기를 들었다. 온재혁과 온씨 가문에서 일하는 하인들 말로는 태어나자마자 인신매매범에게 유괴되어 8년 동안 밖에서 떠돌았다고 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그녀와 함께 산에서 생활했다고 말했다.
할머니가 자신을 산으로 유괴해 갔을 리는 없을 것이다.
온세라는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다.
다음날.
온세라는 심안희와 만나기로 약속한 카페로 나왔다.
“라떼 한 잔이랑 카푸치노 한 잔이요. 감사합니다.”
“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직원이 떠나고 심안희가 말문을 열었다. “강성을 떠나는 일은 태하 씨가 이야기해 줬어요. 생각은 끝났어요?”
[전 떠날 수밖에 없어요.]
“죽은 척 위장하는 방법은 위험부담이 너무 커요. 혹시라도 무슨 착오가 생긴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아요.”
[저도 알고 있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요.]
“갑자기 떠나겠다는 이유가 대체 뭐예요? 태하 씨가 전화에서도 자세히 말해주지 않았어요.”
[서진 씨가 처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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