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장
“알겠습니다.” 맹효연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이른 아침부터 최서진의 안색이 어두웠다.
“온미라에게서 온 연락 외에 다른 연락은 없었어?”
맹효연은 흠칫 놀랐다. “없어요.”
최서진은 짙게 미간을 찡그리며 짜증스럽게 핸드폰을 책상 위에 엎어 놓았다.
온세라에게 화풀이를 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젯밤 최서진은 취하지 않았지만 온미라가 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것인지 궁금해 취한 척했다. 그런데 온미라가 감히 자신에게 약을 먹일 줄은 몰랐다.
아침에 깨어나 보니 뺨에 눈물자국이 가득한 온세라가 곁에 잠들어 있었다. 최서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죄책감이 치밀어 올라 서둘러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최 대표님, 다른 지시사항 없으시면 나가보겠습니다.”
맹효연의 목소리가 최서진을 다시 현실로 이끌었다.
최서진은 눈썹을 찌푸렸다. “잠깐만. 풍수지리를 볼 줄 아는 사람을 찾아 사무실로 데려와.”
“네?” 맹효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풍수가를 만나겠다고?’
“무슨 일 때문에 그러세요? 풍수지리 같은 거 안 믿으시지 않아요?”
“찾아오라면 찾아와. 왜 이렇게 쓸데없는 말이 많아?”
맹효연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가서 찾아오겠습니다.”
오늘 최서진은 시한폭탄 같았다. 이른 아침부터 이미 여러 부서의 사람들이 최서진에게 심한 질책을 들어야 했다. 이럴 때는 말보다 많이 움직이는 편이 나았다.
강성에는 오후 내내 비가 내렸다. 비는 밤이 되어서야 차츰차츰 줄어들었다.
오미숙은 저녁식사를 들고 와서 온세라의 방문을 노크했다. 안으로 들어선 그녀는 비꼬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작은 사모님, 저녁 드세요.”
[테이블 위에 놓으시면 돼요. 감사합니다.]
“저녁은 언제 드시든 상관이 없는데 이 약은 제가 보는 앞에서 드세요.”
약이라는 말에 온세라는 어안이 벙벙했다. 고개를 들어 오미숙이 손에 들고 있는 약 상자를 바라보니 ‘긴급 피임’이라는 글자가 보였다. 그 네 글자가 가시처럼 온세라의 눈에 박혀 아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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