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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장

온연은 유씨 아주머니를 의심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고분고분 책을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알겠어요. 어두운데 청소하실 때 조심하세요." 유씨 아주머니가 활짝 웃으며 기뻐했다. 모처럼 목정침이 일찍 퇴근했는데… 유씨 아주머니는 온연이 이 기회를 놓치는 걸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그녀는 방으로 들어갔다. 목정침이 의자에 앉아 책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가 보는 책은 그녀가 보는 책과 카테고리부터 달랐다. 전부 다 영어로 되어 있었다. 그녀는 영어를 못한다. 빼곡히 쓰여있는 문자만 봐도 머리가 아플 정도로. 그녀는 고개를 들어 시계를 쳐다보았다. 저녁 아홉 시밖에 되지 않았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생각한 그녀는 침대에 누워 아까보던 책을 계속 보기 시작했다. 한 줄이나 읽었을까, 옆에 있던 목정침이 비아냥거리며 그녀에게 말했다. "누워서 책보는 건 누구한테서 배운 거야? 눈 나빠지려고 고사 지내는 거야? 볼 거면 일어나서 보든가, 아니면 일찍 자." 그는 마치 애를 훈육하는듯한 말투로 그녀에게 말했다. 그런 그에게 익숙해진 그녀는 책을 한쪽에 치워두고 고분고분 누워 잠을 청했다. 빠르게 방안의 불이 꺼졌다. 바스락바스락 옷을 벗는 소리가 들리더니 목정침도 침대에 누웠다. 그가 또 옷을 벗고 잠을 자려는 걸 알아챈 그녀는 자기 몸을 한쪽으로 옮겼다. 그때 목정침이 온연에게 다가가더니 그녀의 허리를 한 손으로 껴안았다. "왜 내 몸에 가시라도 있어?" 그녀는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아니요… 그냥 조금 더워서…" 그는 에어컨 리모컨을 들어 온도를 16도로 낮췄다. "자자." 온연은 울고 싶었다. 그녀는 하나도 덥지 않았다. 아까 23도가 딱 좋았는데… 온도를 16도로 낮추니 무척이나 추웠다. 침대에 덮을 거라곤 얇은 담요밖에 없었다. 담요를 꽁꽁 둘러쌌는데도 추웠던 그녀는 그만 입을 열었다. "조금 추운데…" 그가 귀찮다는 듯이 리모컨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혼자 알아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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