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마침 신호등 앞에 도착했기에 강윤빈은 차를 세우고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만족스럽지 않은 게 아니야. 꼭 이혼할 거라면 나한테 한 푼도 안 남겨줘도 돼. 당신을 협박하려는 게 아니야. 단지 아직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이 많아서 놓을 수 없기 때문이야.”
노은정은 의외라는 듯이 눈썹을 치켜뜨며 반박했다.
“납득이 안 갈 게 뭐가 있어?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혼남이 된 게 억울해? 아니면 이혼 얘기를 내가 먼저 꺼내서 분해?”
“그런 거 아니야, 은정아.”
진심으로 의아해하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강윤빈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한숨을 쉬었다.
“당신이 나 오해하고 있는 것 때문에 억울해. 당신이 나한테 단 한번의 기회조차 안 준 게 서운해. 당신이 이렇게 나랑 선을 긋는 게 슬퍼.”
노은정은 입을 다물었다.
그가 한 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오랜 시간 유세정을 짝사랑한 그였다. 첫사랑이 이혼을 했으면 바로 그녀에게 달려가서 청혼해야 하는 거 아닌가?
왜 굳이 자신을 붙잡고 저렇듯 애틋한 표정으로 쓸데없는 얘기를 늘어놓는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웠다.
그녀의 침묵에 강윤빈은 다시 한번 용기를 냈다.
“은정아, 영상 보고 당신이 왜 떠났는지 알았어. 당신은 내가 아직도 세정이를 마음에 두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아니라고 말할 거야?”
간단한 반문에 강윤빈은 또다시 죄책감이 몰려왔다.
그는 애써 씁쓸한 감정을 억누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미안함을 담아 말했다.
“미안해. 당신한테 진작 말했어야 했는데 용기가 없어 시간을 끌다 보니 오해가 쌓인 것 같아. 당신 힘들 게 한 건 다 내 잘못이야. 미안해, 은정아.”
노은정 입장에서는 그의 이런 사과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그녀는 그 말을 깊게 분석하지 않기로 했다.
그녀는 빨리 이 모든 것을 끝내고 자유를 얻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뒤늦은 사과 따위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듣고 싶지도 않았다.
“당신이 미안해야 하는 건 맞지. 나한테 뭔가 보상해 주고 싶다면 빨리 이혼에 동의해. 서류에 도장 찍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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