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김유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마음속에 숙지한 번호를 눌렀다. 그러자 전화가 금방 연결되었고, 공무적인 성주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누구세요?” 진우주의 목소리가 아니자, 김유미는 실망한 기색을 보였지만, 지금은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벗어나기 급한 상황이라 다른 건 신경 쓰지 않고 절박하게 입을 열었다. “성 비서님, 저예요!” 전화 너머로 성주원의 공무적이고 감정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미 아가씨, 무슨 일로 전화하셨습니까?” 그러자 김유미는 곧바로 말했다. “제가 일이 좀 생겨서 지금 경찰서에 갇혔어요. 두 번째 요구로 저를 이곳에서 나가게 해주고, 제가 경찰서에 갇힌 소식을 막아주세요!” “알겠습니다. 진씨 가문에서 두 번째 요구를 들어드릴 겁니다.” 이 말을 듣고 김유미는 드디어 한숨을 돌리며, 눈빛에 다시 자신감이 차올랐다. ‘김시아 그 빌어먹을 년이 날 경찰서에 넣었다고 해도, 나한텐 진씨 가문이라는 방패 있으니 날 어떻게 할 수는 없어!’ 진우주를 생각하자 김유미의 눈에 집착이 번쩍이더니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성 비서님, 우주 오빠 언제 시간 있어요? 우주 오빠한테 감사의 의미로 식사 대접하고 싶어서요!” “도련님의 개인 스케쥴은 공개할 수 없습니다.” 이 말을 끝으로 성주원은 바로 전화를 끊었고, 김유미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 ‘빌어먹을 놈이. 고작 비서 주제에 감히 내 전화를 끊다니!’ ‘나중에 내가 진씨 가문의 안주인이 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빨리 나가서 손상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였다. ‘나가면 김시아 그 빌어먹을 년을 천천히 처리할 거야!’ ... 김시아는 가방을 들고 학교 정문을 나서자마자 익숙한 검은색 마이바흐를 발견했다. 이때 마이바흐 안의 남자는 냉정한 표정으로 온몸에서 차가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지만, 김시아를 보자마자 그 차가운 기운을 거두고 잘생긴 얼굴에 미소를 띠며 재빨리 차에서 내려왔다. “타, 오빠가 밥 사줄게.” 진우주는 자연스럽게 김시아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