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장
더 가까이 다가간 진우주의 숨결이 하얀 귓불을 뜨겁게 달구었다.
“아까는 그렇게 당돌하게 굴더니?”
계속되는 놀림에 참다못한 김시아는 그의 팔을 꽉 깨물었다.
“하...”
하지만 아프지도 않은 건지 진우주는 오히려 피식 웃더니 그녀의 턱을 꽉 낚아챘다.
긴 손가락이 김시아의 빨간 입술을 살짝 건드렸다.
“너 혹시 개띠야?”
말과는 달리 그의 목소리와 눈빛은 한없이 부드럽기만 했다.
토마토처럼 빨개진 김시아를 한동안 가만히 바라보던 진우주가 결국 침대에서 일어났다.
다른 것보다 이런 애매한 장난을 이어가다간 정말 못 참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치미는 욕구를 겨우 억누른 진우주가 달래듯 말했다.
“우리 집 침대 크니까 일단 자고 있어.”
‘할머니는 원하시는 건 꼭 이루셔야 성이 풀리시지... 할머니가 명령을 내린 이상 아주머니들이 다른 방을 내줄 리가 없어.’
“응.”
김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자기 물건을 건드리는 것도 다른 사람 물건을 쓰는 것도 익숙지 않은 그녀였지만 다른 누군가의 침대에 눕는 게 이렇게 편할 줄이야. 참 이상하다 싶었다.
어느새 고분고분해진 김시아를 바라보던 진우주는 이불을 잘 덮어주곤 방을 나섰다.
그리고 방문을 닫은 순간 부드럽던 미소는 사라지고 서늘한 눈동자로 아주머니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에 다들 고개를 푹 숙였다.
“그게... 큰 사모님께서 분부하셔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다른 방을 내주면 저희를 전부 자르겠다고 하셔서요...”
“맞습니다. 저희도 어쩔 수 없이 그런 겁니다. 저희도 난처하다고요.”
‘휴... 할머니도 참... 증손주를 그렇게 보고 싶으신가...’
진우주가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
다음 날.
교문을 들어서자마자 김시아는 차에서 내리는 김유미를 발견하곤 미간을 찌푸렸다.
음대 학생들이 마치 아이돌을 만난 팬들처럼 그녀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유미야, 진짜 너무 부럽다. 어제 어땠어? 피아노 협회 안 회장님도 오셨다면서. 청음대사님도 오시고!”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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