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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장

박도준도 그 당시 어떻게 정하온의 방으로 뛰쳐 들어갔던지, 어떻게 그녀의 일기장을 갈기갈기 찢었던지 기억이 잘 안 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정하온은 얼굴에 상처가 난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순간 박도준은 당황하기 그지없었지만 막상 그녀의 일기 내용을 생각하면 당혹감에서 분노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네가 우리 집에 들어온 그 날부터 난 줄곧 너를 동생으로만 여겼어. 대체 어떻게 나한테 이토록 파렴치한 감정을 가질 수가 있어? 부끄럽지도 않아?” “이 집에 계속 남고 싶으면 그 마음 당장 접어! 동네방네 소문내서 우리 집안 망신 주지 말고!” 이 두 마디를 내뱉은 후 그는 가차 없이 문을 박차고 나갔다. 너덜너덜해진 일기책을 쓰다듬고 있자니 박도준은 가히 짐작이 갔다. 그가 떠난 뒤 정하온은 얼마나 괴롭고 슬펐을지, 또한 기진맥진하게 다 운 뒤에도 테이프로 찢어진 일기장을 다시 붙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얼마나 슬펐을까? 일기장에 눈물 자국이 한가득 남아 있었다. 글씨체도 눈물에 젖어서 가끔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한때 자신을 향한 그녀의 애틋한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러니까 나중에 정하온의 마음을 되돌리려고 그토록 노력한 거겠지. 다만 이건 너무나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박정훈 부부의 반대만으로도 그녀는 또다시 마음의 상처를 받을 것이다. 그러니 아예 그녀를 단념시키고자 강윤아를 찾아와서 함께 연기하기로 했다. 강윤아도 그의 제안을 넙죽 받아들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안 그래도 가장 친한 친구인데 내가 배신해서 분명 나를 엄청 미워할 거야. 이참에 더 미워하라고 하지 뭐.” 강윤아의 하늘거리는 뒤태를 바라보며 박도준은 그녀에게 조금 미안한 감정이 들었지만 나중에야 알게 됐다. 모든 게 그녀의 계략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 뒤로 두 사람은 점점 더 가까워졌고 모든 일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정하온도 이제 점점 그를 단념하는 듯싶었다. 강윤아를 위해 처음 외박하던 날, 일부러 목에 강윤아의 키스 마크를 남겼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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