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강윤아는 만인이 부러워하는 박도준 와이프였는데 하룻밤 사이에 바닥을 치고 모두에게 나쁜 년이라고 삿대질을 당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녀를 멀찍이 피해 다녔다.
화도 내보고 소란도 피워보고 심지어 배 속의 아기로 협박도 해봤지만 안해원이 보낸 가정부들은 그런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소란을 피우면 아예 침대에 묶어버렸고 밥을 안 먹으면 가정부가 강제로 그녀의 입을 벌려서 음식을 쑤셔 넣으면서 야유까지 퍼부었다.
“이런 짓들 다 소용없어요. 배 속의 아이만 아니면 박씨 가문도 윤아 씨를 내팽개쳤을 거예요.”
강윤아는 배 속의 아이를 떠올리고 나서야 겨우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녀는 이제 모든 걸 다 잃었다. 배 속의 아이만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무기이니 반드시 순조롭게 이 아이를 낳아야 한다.
여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더는 몸부림치지 않고 얌전히 남은 죽을 다 먹었다.
한편 아래층 방에 있는 박도준은 직위가 강등한 이후로 언제 부대에 복귀할지 몰라 무기력하게 바닥에 주저앉아 퀭한 눈빛으로 천장을 바라봤다.
두 손은 양옆으로 축 늘어졌고 빈 술병이 수두룩하게 쌓여 있었다.
방안에 술 냄새와 먼지 냄새가 뒤섞여 악취가 진동했다. 노크하고 들어오던 가정부도 참지 못하고 코를 막을 지경이었다.
가정부는 호흡을 멈추고 커다란 상자를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
“도준 씨, 이건 쓰레기 재활용 처리소에서 보내온 물건들인데 그때 이서 씨가 버리고 간 물건들 같아요. 워낙 귀중한 물품이다 보니 감히 섣불리 처리하지 못하고 다시 이렇게 되돌려 왔나 봅니다.”
말을 마친 가정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문밖을 나섰다.
정하온이 버리고 간 물건이란 말에 박도준의 흐릿한 눈빛이 순식간에 반짝거렸다.
그녀가 떠난 뒤 그녀 방 안의 물건들도 전부 내다 버렸다.
함께 찍은 가족사진도 언제부터인지 강윤아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으로 바뀌어 버렸다.
집안 곳곳을 다 찾아봤지만 박이서에 관한 물건은 아예 보이지 않았다.
박도준은 상자를 확 잡아당겨 왔다. 오랫동안 늘어져 있어서 힘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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