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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5화

여기는 청목대학. 지금은 점심 휴식시간. 인공호수 옆 벤치. 두 학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한 명은 벤치에 앉아있고 다른 한 명은 그의 앞에 공손히 서있다. "임동현이 아직도 수업에 안 들어왔어?" 벤치에 앉은 한민관이 물었다. "민관공자님, 임동현은 이미 네댓새 수업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서 있던 학생이 대답했다. 그는 청목대학교에 교류 학습으로 온 임동현이랑 같은 반이기 때문에 임동현이 학교에 오지 않은 걸 잘 알고 있었다. "임동현이 오기만 하면 바로 연락해!" "네! 알겠습니다!" "됐어, 너 볼 일 더 없으니 가봐!" "네!" 서 있던 학생은 한민관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떠나갔다. 한민관은 의자에 앉아 멀지 않은 곳의 잔잔한 호수면을 바라보고 있지만 마음속 기분은 잔잔하지 않았다. 삼년 동안이나 받들어 모신 퀸카를 겨우 온 지 며칠밖에 안되는 교환학생이 가로채다니? 원래 그는 이런 소문을 믿지 않았는데 그 사진들과 운서의 반응을 보고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사진은 바로 지금 그가 앉아 있는 이 자리에서 찍은 것이다, 운서가 그 놈의 어깨에 기대어 있고, 절대 틀림없어, 가공한 흔적도 없었다. 게다가 운서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었다. 예전에는 운서와 그의 스캔들이 뜨기만 하면 그녀는 가장 먼저 해명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며칠이 지나도 전혀 해명할 기미를 보여주지 않았다. 물론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보기에 해명하지 않았다는 것은 되려 인정이었다. 그의 체면이 깍여도 어지간히 깍인게 아니다. 요 며칠 그는 학교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었다. 다들 퀸카 운서가 남자친구를 사귄 일에 대해 이론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운서를 삼년 동안이나 따라다닌 그를 떠올리곤 했다. 그는 누구인가? 청목대학 공인 사대공자 중의 한 명. 재능도 있고, 용모도 뛰어나고, 게다가 그는 서울 출신이다. 한씨 가문은 서울에서 최고 명문가에는 비할 바가 못 되지만 일류 가문의 반열에는 오를 수 있다. 그가 내키기만 하면 스스로 그와 같이 침대에 오르려고 아득바득하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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