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22화
칠색유리종에서 태상장로의 말은 곧 성인의 말이나 마찬가지였기에 누구도 감히 거역하지 못했다. 심지어 종주라고 해도 감히 사정할 수 없었다.
그런데 바로 오늘, 칠색유리종 종주 공찬영이 얼음 동굴로 들어왔다. 얼음조각이 된 백아름을 보자, 공찬영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백아름은 그녀가 보고 자란 후배였다. 두 사람의 관계는 스승이자 친구라고 할 수 있다. 궁여 태상장로는 진성급 태상장로였기에 제자를 가르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백아름은 간단한 질문이 떠오르면 공찬영에게 묻는 경우가 많았고, 두 사람은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백아름이 얼음 동굴에 갇혀 지독한 추위에 떨고 있는 것을 보자, 공찬영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그녀는 자기가 아끼는 백아름이 감정 없는 기계로 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어떻게 할 능력이 없었다.
칠색유리종 종주는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아주 권력 있어 보였지만, 오직 그녀만이 자기가 네 명의 태상장로를 모시는 그들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자칫 잘못하면 교체될 수도 있었다.
몇 년 동안 공찬영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스러웠다. 애당초 이곳에 나타나지조차 말았어야 했지만, 임동현의 최근 활약으로 공찬영은 백아름을 구할 수 있는 희망이 보였다. 공찬영이 보기에도 임동현과 백아름의 관계는 그리 간단하지 않은 것 같았다.
백아름은 임동현의 길잡이가 되어 그를 하급 문명에서 성원계로 데려왔고 임동현에게 백아름을 구할 만큼의 실력이 생긴다면 반드시 백아름을 구하러 올 것이었다.
지금 공찬영이 해야 할 일은 백아름이 버틸 수 있도록 희망을 주어 그녀가 최선을 다해서 최대한 오래 버티게 하여 임동현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었다.
공찬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임동현이 거센 기세를 풍기고 칠색유리종으로 달려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가 되면 네 명의 태상장로가 힘을 합쳐도 막아낼 수 없을 것이다.
공찬영은 은근히 이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만약 한 남자가 백아름을 위해 이 정도까지 할 수 있다면, 백아름에게도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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