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화
명월은 거의 삼십분가량 강의를 진행했다.
단상 밑의 청중들은 하나같이 동현처럼 벙찐 얼굴이다.
이 자리에 있는 남학생들은 거의 삼대여신 중 탑이라는 소문을 듣고 달려왔다. 요즘 세월에는 무도보다 돈 버는 게 더 중요하니까.
동현은 명월이 조금 존경스러웠다. 소 귀에 경 읽기라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오래 강의하다니, 보통 사람은 아닌 듯 하다.
"이어서 질문 받겠습니다. 궁금한 점 물어보시면 바로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명월이 여전히 가부좌를 튼 채 말했다.
"부장님, 한 가지 의문점이 있는데요? 요즘에도 무림고수가 존재하나요? 그런건 TV나 소설 속에서만 등장하는 거 아니였나요?"
한 남학생이 일어나 물었다.
"현실 속의 무도고수는 소설이나 TV속의 무림고수와 다릅니다. 하지만 그건 어느정도 무도를 수련해야만이 깨달을 수 있죠. 지금 제가 말씀드려도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
명월이 대답했다.
"상관 부장님, 저희 같은 사람들도 수련하면 무도의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을가요?"
"그건 힘들어요. 무도는 한순간에 어느 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어려서부터 꾸준히 수련해야죠. 설사 타고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최적의 수련기를 놓치면 이룰 수 있는 성과가 한정적이에요."
"부장님, 소문에 학과 남신인 주 회장님과 연인관계시라고 들었어요. 주 회장님이 다른 남자가 부장님을 못 건들게 으름장을 놓았다던데. 혹시 두 분의 관계, 인정하시나요?"
한 남학생이 용감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현장은 삽시에 물 뿌린 듯 조용해졌다. 모든 사람이 명월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들 이 사건의 진실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죄송합니다. 무도 이외의 질문은 받지 않습니다. 더이상 질문이 없다면 이제 실전연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체육관내가 소란스러워졌다. 다들 명월의 대답이 마음에 안 드는가보다.
이때 밖에서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이 같이 들어왔다. 그 둘은 체육관내를 쓱 훑어본 뒤 동현의 앞에 다가와 섰다. 남자가 갑자기 동현 옆에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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