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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장

정순자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임지연은 방안의 불을 켜고 있었다. 조명이 켜지고 나자 수십 개의 눈빛들은 방안에서 뒤엉켜 있는 두 사람을 보며 숨을 몰아쉬었다. 임시월하고 황인호다! 임시월은 어젯밤 고상준하고 결혼식을 치른 건데 오늘 공공연하게 자기 집안에서 황인호하고 한 침대에 누워있으니! 이 얼마나 놀라운 광경이겠는가! 방 안은 이미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황인호는 입고 있던 옷을 벗은지 오래였고 눈빛이 음흉해졌다. 아마도 실내의 향기 탓인 건지 황인호는 입구에 있는 사람들을 전혀 개의치 않아 하고 있었다. 임시월이 필사적으로 반항을 하고 있자 그는 그녀의 뺨을 내리쳤다. “천한 년! 나더러 올라오라고 한 건 너잖아? 이제 와서 청순한 척이야?” 말을 하던 그의 눈 밑은 이미 새빨갛게 물들었다. 뺨이 세게 두들겨 맞아 멍신이 멍해진 임시월은 눈앞에 있는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황인호는 그녀의 옷을 찢기 시작했다. ‘스르륵’하는 소리가 유달리 선명하게 들리고 있던 그때 임시월은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그녀도 얼굴이 불그스레한 걸로 보아 향기에 취한 게 분명했다. “어머! 아줌마. 저거 시월이 아니에요. 어쩌다 황인호 대표님하고 한 침대에 있는 거예요? 어젯밤 고상준 씨하고 결혼식을 치른 거 아니에요?” 임지연의 갑작스런 소리에 뭇사람들의 시선들은 침대에 있는 사람들한테 고정이 되었다. 정순자는 눈에 불을 켜고 황인호를 끌어냈다. “당장 일어나요! 내 딸 건드리지 말라고요!” 젖 먹던 힘까지 쓰며 끌어내려고 했었던 정순자는 커다란 몸뚱이를 가진 그를 어찌하지 못하고 있었다. 막 욕구를 채우려던 자신의 행동에 방해가 되고 있자 황인호는 정순자한테 발차기를 가했다. 정순자는 비명을 지르며 멀리 날아가게 되었고 몸이 나무 궤짝에 심하게 부딪히자 입가에 피비린내가 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오늘 임시월하고 황인호가 정말로 잠자리를 가지게 되면 임시월의 명성은 철저히 망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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