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장

정순자는 아첨 어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대표님, 우리 지연이가 자기 잘못을 알고 대표님한테 사과하려나 봐요.” “참나.” 황인호는 콧방귀를 뀌며 경멸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부자하고 결혼한 거 아니야? 이제 와서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대? 뭐 대타로 두겠다는 거야?” “무슨 말씀이에요. 지연이가 잘못을 인정하고 위층에서 대표님을 기다리고 있어요. 노여워하지 말고 올라가 보지 그래요.” 정순자의 말투에는 아첨이 가득해 보였고 그 말 뒤에 숨겨진 뜻 또한 황인호는 잘 알고 있었다. 생각만 해도 옹졸한 얼굴에 흉악한 웃음이 번진 황인호는 정순자를 힐끔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치가 빠른 정순자는 즉시 앞으로 걸어갔다. “대표님, 올라가 보세요. 지연이하고 잘 얘기해 보시고요.” 체면이 제대로 세워진 황인호는 득의양양한 자태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번 한 번만 기회를 주는 거야.” 말을 마치고 난 그는 즉시 위층으로 올라갔다. 황인호가 올라가는 걸 보며 웃음기가 옅어진 정순자는 시간을 확인해 보며 임시월이 왜 아직도 내려오지 않는 건지 의아했다. 바로 그대 밖에서 귀부인들과 기자들이 들이닥쳤다. 정순자는 임시월에 대한 걱정을 뒤로 하고 마중을 나갔다. 위층, 방안. 황인호는 정순자가 가리키는 방으로 들어섰고 문을 열자 커튼이 쳐진 채 야간등 하나면 켜져 있었다. 방 안에는 매우 어두워 보였으나 침대에 누군가가 누워있다는 건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었다. 황인호는 문을 닫고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아가야, 지금에 와서 후회를 한 게 다소 늦기는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날 기쁘게 해주면 해성시에서 돈 걱정 없이 호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해줄게.” 말을 마치고 난 그는 즉시 침대에 있는 사람을 덮쳤다. 아래층에 있는 정순자는 귀부인들과 어제 있었던 일들을 설명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해 보였다. “지연이가 어릴 때부터 엄마가 옆에 없는 애라서 어제 그런 일을 벌였던 것 또한 별 놀라울 일도 아니에요. 그리고 사실 어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