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장
하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다. 그녀는 민준혁이 좋으니까. 그는 너무나 훌륭하고 눈부신 남자였다.
나이 든 사람들을 제외하고 1등 공훈 받고 살아남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럼 나도 제대로 꾸며야겠네요. 그 천한 것이 민단장 앞에서 나를 얼마나 깎아내렸을지 누가 알아요.”
박유나는 문득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
“그 년이 모의고사 볼 때 내가 감독관으로 들어가야겠어요. 만약 커닝이라도 하면...”
이 말을 하며 박유나는 차갑고 음흉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는 절대 소은비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이수영 역시 소은비를 쉽게 가만둘 생각은 없었지만 지금 당장 중요한 건 박유나와 민준혁의 맞선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베개를 주워든 그녀는 트랜지스터라디오를 켜고 박유나와 함께 사교댄스 스텝을 연습했다.
그 후에는 피아노 앞에 앉아 같은 곡을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서 연습했다.
송씨 가문.
“은비야, 이거 어제 시골 친정에서 따온 복숭아야. 먹어봐.”
“은비야, 이 옷 두 벌은 우리 딸 시집갈 때 입던 건데 깨끗해. 몇 번 안 입었으니까 너 가져가서 입어.”
“그리고 이 신발, 230인데 네 발에 딱 맞겠다.”
아파트 사람들은 동네 신문에서 소은비의 딱한 사정을 알고 나서 예전보다 더 따뜻하게 대해 주었다.
그들은 송씨 가문으로 먹을 것, 마실 것을 가져다주고 안 입는 옷이랑 신발도 소은비에게 주며 소은비의 학비는 어떻게 되었는지 몹시 걱정해주었다.
또 어떤 사람들은 푼돈을 꺼내 학용품을 사라고 주기도 했다
소은비는 한사코 거절하며 학비를 찾았다고 설명했지만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과 호의를 막을 수 없어 낡은 옷과 신발 몇 개를 받았다.
물자가 부족한 이 시대에 남이 준 낡은 옷은 새 옷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부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형편이 괜찮은 사람들이라 옷 색깔이 조금 바랬을 뿐 옷 상태는 좋았고 기운 곳도 없었으며 디자인과 무늬도 그녀의 옷보다 훨씬 예뻤다.
사람들이 가져다준 옷과 신발에는 여름에 입을 것도 있고 가을과 겨울에 입을 것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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