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장
소은비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는 마치 더운 오후의 답답함을 산속 맑은 시냇물이 적셔주는 것처럼 마음을 사르르 녹였다.
“떠나기 전에 나를 왜 그렇게 봤어?”
민준혁은 소은비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걸음을 멈춘 채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
“숙모님이 오늘 제가 부대 아파트로 돌아가는 걸 알고 단장님을 만나면 식사나 한번 같이 하자는 말씀을 전해 달라고 하셨어요.”
소은비는 양명희가 사실 민준혁에게 맞선을 주선할 계획이라는 건 말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민준혁이 박유나에게 관심을 가지면 어쩌나 싶어서였다.
소은비는 양명희의 입을 빌려 박유나의 인품을 간접적으로 알려줄 계획이었다.
민준혁은 소은비의 맑고 투명한 눈동자를 바라보다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내일 점심에 갈게.”
소은비는 약속 시간을 잡는데 열흘이나 보름쯤 걸릴 줄 알았는데 내일이라니 살짝 놀라웠다.
‘단장님이면 이렇게 쉽게 외출이 가능한 걸까? 이번 달에만 해도 여러 번 외출한 것 같은데.’
“알겠어요. 그럼 숙모님께 그렇게 전할게요.”
소은비는 살짝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곧장 버스 정류장 쪽으로 뛰어갔다.
“내가 데려다줄게.”
민준혁은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민씨 가문 때문에 송 총장님 댁에 요리하러 가야 할 시간을 지체했고 게다가 지금 돈이 필요한 소은비가 차비라도 절약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그러자 소은비도 자연스럽게 거절하지 않았고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고마워요. 단장님.”
한편, 민지영은 퇴원 수속을 밟으러 내려갔고 소은혜는 민용수에게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눈물을 흘리면서 자기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민준혁을 오빠로만 여길 것이고 다음에 박 선생님이 오면 조용히 자리를 비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소은혜는 얼굴에 부기가 가라앉으면 소은비처럼 나가서 일을 구해 할머니와 민씨 가문에 더는 폐를 끼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민용수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소은혜가 집에서 사랑을 받지 못한 자격지심 때문에 몹시 예민하다고 생각해 소은혜에게 고향으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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