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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장

보기만 해도 너무 가엽고 안쓰러웠다. 송민철은 혹시 소은혜가 학대라도 당한 줄 알고 얼른 안으로 들이며 주방을 향해 소리쳤다. “은비야, 동생 왔어.” 소리를 듣고 이마의 땀을 수건으로 닦으며 나온 소은비는 거실에 있는 소은혜를 보자마자 웃던 얼굴이 싹 굳어졌다. “언니...” 소은혜는 소은비를 보자마자 마치 큰 억울함을 당한 듯 울먹이며 달려갔다. “여긴 왜 왔어?” 소은비는 그녀를 주방으로 끌어당기며 차갑게 물었다. “언니, 나 언니한테 사과하러 왔어. 정말 미안해. 용서해 주면 안 돼?” 소은혜는 눈을 내리깔고 작게 흐느꼈다. 어제 민용수를 따라 민씨 가문으로 갔을 때 진영자와 민용수는 아무 말도 안 했지만 자신에 대한 그 집 사람들의 태도가 변했다는 걸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잘 보여야 했다. 전에는 민준혁의 맞선 상대라고 생각해서 조금은 당당했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니 민씨 가문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게 되면 그 집에 계속 머물며 빌붙어 살 수가 없었다. 그녀는 죽어도 그 힘들고 가난한 고향으로는 돌아가기 싫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소은혜는 진영자가 준 사탕 두 개를 들고 오수미를 찾아가 낮에는 나가서 일하고 저녁에는 돌아와서 잘 수 있는 일자리를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오수미는 그녀의 손에 들린 사탕은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요즘 엄청 많은 젊은이도 일자리를 못 구하는데 방학 아르바이트 자리가 어디 있겠어요.” ‘언니에게는 가정부 자리를 소개해 주면서 나에게는 소개해 주지 않다니. 일개 가정부 따위가 나에게 이럴 수가 있어!’ 그래서 차라리 내친김에 소은비에게로 온 것이었다. 자신이 민씨 가문에서 못 살게 되면 그녀는 소은비도 송씨 가문에서 살지 못하게 만들 생각이었다. 그때가 되면 소은비도 일자리를 잃고 그녀처럼 남에게 빌붙어 살아야 할 것이고 일단 자신을 소은비와 비교해보면, 민씨 가문 사람들은 분명 그녀를 더 얌전하고 착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소은비는 소은혜의 위선적인 눈물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 모두 상대방이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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