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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장

“민 단장님, 이만 돌아가세요. 저 혼자 정류장에 가면 돼요.” 부대 대문을 나서며 소은비가 앞에 서 있는 민준혁에게 말했다. 그녀는 사실 버스를 타고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고 싶었고 길도 익숙해졌으니 천천히 뛰어가면 해가 지기 전에 송 교장님 집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민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러고는 주머니에서 천 원짜리 지폐를 꺼내며 말했다. “이건 네 급여야.” “할머니께 음식을 해드리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돈은 필요 없어요.” 소은비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살짝 당황했다. “받아.” 민준혁은 단호한 태도로 거부할 여지도 주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았다. 소은비는 결국 그 지폐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나서 민준혁은 그녀와의 거리를 멀리 두고 서서 마치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다. 곧 학교 부대 아파트로 가는 버스가 도착했고 민준혁이 서 있는 위치에 정차했다. 문이 열리자 민준혁은 차에 올라타 티켓을 구매한 후 다시 내려와 그 표를 소은비에게 건네고는 곧장 태연하게 떠났다. 비록 민준혁은 다소 무섭고 차가운 모습이긴 했지만 일은 잘 처리했다. 소은비가 버스를 타고 송민철의 집에 돌아갔을 때, 송씨 가족은 막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들은 거실에서 어제 사 온 수박을 나눠 먹으며 결혼식의 세부사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결혼 날짜는 이미 정해진 듯했고 이제는 여자 쪽의 관습에 따라 혼수 준비와 연회 마련, 청첩장 작성, 신혼집 꾸미는 단계였다. 양명희는 소은비가 돌아오자 창밖을 살펴보며 웃으며 물었다. “빨리 돌아왔네? 민 단장이 데려다준 거야?” “아니에요, 이모. 저는 버스 타고 왔어요. 민 단장님은 돌아올 버스비만 줬어요.” 소은비는 알루미늄 도시락을 열며 말했다. “이건 민용수 아저씨가 준 생일 케이크예요. 한번 드셔보세요.” ‘정말 배려가 깊은 아이네.’ 양명희는 곧바로 손을 저으며 말했다. “우리는 이미 배부르게 먹었어. 네가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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