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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잡이여우 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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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감옥에도 좋은 사람이 있어요?” 말이 끝나자 얼굴이 붉어진 진혁재는 머리를 숙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옆에 있던 진혁수는 안색이 더욱 언짢아졌지만 진태평은 도리어 태연했다. 그는 3년 전에 현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지금 자신 때문에 멸시를 당하는 부모님이 가슴이 아플 뿐이다. 지난 3년 동안 그들은 어떻게 지냈을까? “민아야, 태평은 범죄자가 아니야. 설령 그렇다 해도 나라에서 그를 용서했는데 네가 뭔데 왈가왈부야? 태평이라는 사촌 동생이 있어 창피해? 예전에 너의 6개 과목 점수를 다 합쳐도 태평이 3개 과목의 점수보다 낮았어.” 진혁수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직접 결정을 내렸다. “어쨌든 넌 태평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줘야 해. 네가 보살펴주고 챙겨줘야 우리도 마음이 놓여. 그리고...” “알았어요, 그만 하세요. 일자리 마련하면 되잖아요.” 짜증이 난 오민아는 손을 내저으며 진태평을 향해 말했다. “내일 아침 8시에 아래층에서 기다려. 내가 널 데리고 입사하러 갈건데 넌 아무에게도 내 사촌 동생이라고 말하면 안 돼. 난 바빠서 그만!” 말을 마친 오민아는 곧 방으로 돌아가 ‘펑’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닫아버렸다. “얘는 참, 버릇이 없어.” 화가 나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진혁수는 진태평 부자를 향해 쓴웃음을 지었다. “마음에 두지 마. 민아가 이미 약속했으니 틀림없이 도와줄 거야.” “알았어. 이만 실례할게. 편히 쉬어.” 중요한 얘기가 끝난 후 진혁재는 진태평을 끌고 일어섰다. “형수님, 저희 먼저 갈게요, 실례했어요.” “실례인 줄 알면서도 온 거예요? 작정한 거죠! 흥!” 진혁수의 어두워진 표정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오홍연은 팩을 다 하고는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럼 너희들은 조심해서 들어가. 돈은 있어? 택시 타고 가.” 진혁수가 지갑에서 돈을 꺼내 주려 했으나 진혁재는 황급히 사양했다. 엘리베이터에 오른 후 진혁재는 감탄했다. “태평아, 큰엄마와 사촌 누나를 원망하지 마, 우리한테 불만이 있는 것이 정상이야. 지난 몇 년 동안 큰아버지가 몰래 우리를 많이 도와줬어. 우리 집은 구멍 난 독에 물 붓기라 생각해 사람마다 두려워해.” “미워하지 않아요.” 진태평은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를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원한이 없었다. 그는 오직 유단비, 이 한 사람만 미워한다. “그럼 됐어.” 아들을 바라보는 진혁수의 두 눈이 반짝였다. “내일 일찍 일어나서 민아와 함께 회사로 가서 무슨 일이든 가리지 말고 해. 아버지는 널 믿어. 열심히 하기만 하면 반드시 좋아질 거야. 돈 많이 벌어서 장가들면 나와 너의 어머니가 마음이 놓일 거야.” “아버지, 알겠어요. 집에 가요.” 담담하게 말했지만 진태평의 마음은 평온하지 않았다. 부자는 이렇게 걸어서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도착해보니 송이는 이미 잠들었다. 부모님과 잘 상의해 보려 했지만 진태평이 이튿날 오민아와 함께 회사에 가야 한다는 걸 안 어머니는 일찍 샤워하고 자라고 했다. 진태평은 어쩔 수 없이 어머니 뜻을 따라 침대에 누워 내일 면접을 본 후 유단비를 찾아가서 따져 묻자고 생각했다. 자신뿐만 아니라, 3년간 굴욕을 받은 부모님을 위해 따져 물으려는 것이다. 그리고 3년 전 진태평에게 맞았던 고신양이 왜 유단비와 엮이게 되었지, 두 사람은 결혼 준비를 하는 건지 들어야 했다. 물론 송이의 병도 궁금했다. 혈매독은 만성 독약으로서 거의 해독되지 않으며 여러 가지 진귀한 약재가 필요했기에 반드시 구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형님과 형수님이 돌아가셨는데 유일한 혈육마저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 ‘내가 돌아왔으니 아무도 진씨 가문을 괴롭힐 생각하지 마!’ 마음속으로 맹세하던 진태평은 곧 잠이 들었고, 그날 밤 편안히 잤다. 아침 일찍 깨어나자 어머니는 송이를 유치원에 보냈고 아버지는 노점을 차리기 위해 짐을 꾸렸다. “얼른 밥 먹고 나가 봐. 사람은 착실하게 살고 성실하게 일해야 해. 알았지?” 간단히 당부를 하고는 진혁재도 문을 나섰다. 만두를 집어 들고 먹으면서 걸으니 어느덧 큰아버지 집 근처에 도착했고 마침 오민아도 위층에서 내려왔다. 몸에 꽉 끼인 스커트를 입고 잿빛 하이힐을 신은 오민아는 전형적인 직장인 옷차림이었고 향수 냄새가 풍겨 스타릴리시하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진태평을 본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곧 어제 남자친구의 말이 떠올라 표정을 바꾸었다. “민아 누나...” “누나라고 부르지 마, 특히 회사에서 이렇게 부르면 안 돼. 나에게 나쁜 영향을 줄까 봐 두려워.” 오민아는 진태평의 말을 잘라버리고는 길가에 세워진 벤츠 차로 향했다. “너 뒷좌석에 앉아.” “네.” 진태평은 화를 내는 대신 차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젊은 여성이 제일 선호하는 벤츠 C 시리즈여서 인테리어는 잘 되어 있지만 다른 것은 아주 평범했다. “민아야, 이 사람이 바로 범죄자 사촌 동생이야?” 운전석에 앉은 남자가 비아냥거리며 백미러를 통해 진태평을 보았다. “그만해, 그런 말 하지 마.” 오민아는 재촉했다. “빨리 운전해. 이따가 회사 면접 보러 데려다주고 난 고객을 만나러 가야 해.” “걱정하지 마, 자기야. 지각하지 않을 거야.” 이 남자는 아첨했다. “자기야, 오늘 참 예뻐.” 진태평은 이 남자가 바로 오민아의 남자친구임을 알아챘다. “입에 꿀 발랐어? 운전이나 잘해.” “네, 나의 여왕님! 안전벨트를 착용해 주십시오, 전문 기사는 바로 출발합니다!” 조수석에 앉은 오민아는 깔깔 웃었다. “아 참, 범죄자 동생...” “난 진태평이라고 해요.” 진태평은 눈썹을 찌푸리며 자신이 만만하지 않음을 알렸다. 차를 모는 남자와 잘 아는 사이도 아닌데 말끝마다 범죄자라고 불렀으니 이는 모욕이나 다름없다. “맞아, 맞아, 진태평.” 남자가 자기소개했다. “난 마홍규, 너의 사촌 누나의 남자친구야. 한 가족이니 몇 마디 당부해줄 것이 있어, 잘 기억해 둬.” 마홍규는 오민아에게 눈짓을 하며 운전했다. “우리 블루테크는 첨단기술 회사인데 넌 졸업장도 없고 업무 경력도 없어. 경비원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넌 면접도 통과하기 어려울 거야.” “신분이 명예스럽지 못하니 걸 각오해야 해.” “블루테크?” 진태평은 속으로 생각했다. ‘어제 강유이가 선물한 회사가 블루테크 아닌가?’ ‘재밌군, 면접을 나의 회사에서 하게 되다니.' “그리고 나와 민아는 회사에서 작은 담당자이지만 당신이 우리 둘의 미래 발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래. 앞 골목에서 내려 스스로 걸어 회사에 가.” “네, 좋아요!” 진태평은 화를 내지 않았는데 진태평 역시 두 사람이 차 안에서 치근덕거리는 모습이 꼴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 특히 아부를 떠는 마홍규 때문에 닭살이 돋을 지경이었다. “태평아, 날 탓하지 마. 현실은 잔인한 법이야. 이게 다 네 과거가 명예롭지 못하기 때문이야.” 오민아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 말했다. “괜찮아, 내가 먼저 내릴 테니 천천히 운전하면 돼.” 차가 세워진 후 진태평은 곧장 문을 열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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