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응?" 주성훈은 눈을 크게 뜨며 위협적인 의미가 다분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 모습에 장문기는 주눅이 들었고, 고개를 돌려 진태평을 보니 여전히 단호한 태도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모습이었다. 장문기는 더 이상 피할 수 없음을 알았다. 그는 천천히 마이바흐 앞으로 다가가 허리를 굽혀 침을 향해 혀를 내밀었다. 표정은 마치 자기가 뱉은 것이 아니라 가기가 싼 변처럼 역겨웠다. "욱..." 혀가 침에 닿자 옆에 있던 사람이 참지 못하고 구역질을 했다. 주성훈도 얼굴을 찌푸렸지만, 막기는커녕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 부원장 이송철은 최근에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상사들과 관계를 맺으려 애쓰고 있었다. 반년 전부터 각 부서에 자기 사람을 배치해 왔기에 그의 속셈은 주성훈도 알고 있었다. 하여 이번 기회에 진태평의 손을 빌려 이송철에게 경고를 주려 했다. 장문기는 그저 시작일 뿐이었다. 장문기는 침을 몇 번 핥고 난 뒤, 고개를 돌려 진태평에게 간청했다. "말라버려서 안 핥아져. 제발 나 좀 봐줘. 내가 깨끗이 세차해 줄게." 이 순간 장문기는 너무 후회됐지만, 이미 늦었다. "못 하겠으면 내가 도와줄게." 진태평은 앞으로 나와 장문기의 목을 뒤에서 잡아 얼굴을 침 위에 강하게 눌렀다. "스윽... 스슥..." 얼굴이 보닛과 마찰하자, 장문기는 얼굴이 화끈거렸고 끈적한 침이 얼굴에 묻어 더욱 역겨웠다. 그러나 차는 깨끗해졌다. 진태평은 장문기를 내던지며 냉정한 눈으로 바라봤다. "이제 꺼져." "잠깐." 장문기가 일어나기도 전에 주성훈이 곧바로 선언했다. "경비 장문기, 넌 해고야. 지금 당장 네 물건 챙겨서 꺼져!" "원장님, 저는..." 이 말에 장문기는 절망했다. 경비 일이 겉보기엔 평범해 보이지만, 병원의 경비는 인맥 없이는 들어올 수 없는 자리었다. 급여는 많지 않지만, 부수입은 꽤 괜찮았다. 먼저 주차장에서 매일 수많은 차들이 오가는데, 경비들이 나눠 갖는 주차비만 해도 적지 않았다. 또한, 병원 진료 예약도 있었다. 예를 들어, 주성훈 원장의 전문 진료는 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