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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장

"태평아, 저 형님 진찰 좀 해봐. 되도록이면 불치병 같은 걸로 진단하고 돈 좀 많이 받아내. 저 형님이 석탄 부자인데 돈이 엄청 많아." "참. 휴. 알았어요. 한 번 봐줄게요." 진태평은 조금 어이없었다. '이 사람들이 내 의술을 뭐로 보는 거야?' 하지만 오늘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이 사람들은 자신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하여 바로 손을 뻗어 세 손가락으로 이진명의 손목을 짚었고,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가 다시 풀었다. 이진명은 진태평이 미간을 찌푸리는 동작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마음속으로 깜짝 놀랐다. '설마 뭔가를 알아챈 걸까?' "어때, 어때? 형님이 정말 불치병에 걸린 거야?" 진태평이 손을 막 거둬들이자, 옆에 있던 오문열이 기다렸다는 듯이 물었다. 얼굴에는 약간의 깨고소함이 깃들어 있었다. 이진명도 화내지 않고 차를 한 모금 가볍게 마시고는 물었다. "태평 동생, 뭔가 봐 낸 게 있어?" "정말 말해요?" 진태평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어떤 말을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 "말해 봐." 이진명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두 손을 배 위에 올려놓았다. "네가 오늘 뭔가 말하지 않으면, 이 뚱땡이가 분명히 상심할 거야. 말해 봐, 틀려도 상관없어." 그 말에 진태평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날 일부러 자극하는 건가?' "형님은 자식이 없어요." "쿵!" 그 말에 오문열이 막 들었던 찻잔을 떨어뜨렸다. "형님, 형수님이 바람피웠어요? 형님은 아들이 있지 않아요?" "너 말 좀 예쁘게 해!" 이진명은 웃음을 거두고 오문열을 차갑게 노려본 후, 진태평에게 고개를 숙였다. "태평 동생, 역시 대단해. 존경스러워!" "형님 아들이 정말 친아들이 아니야?" 옆에 있던 김성호도 궁금해졌다. '만약 태평이가 말한 게 사실이라면 진명 형님이 생식 능력이 없다는 건데, 그럼 아들은 어떻게 생긴 거지? 형수님이 바람을 피운 건가?' "아니, 아이는 우리 부부가 입양한 거야. 나는 원래부터 생식 능력이 없었어. 우리 아버지도 친아버지가 아니고, 나도 입양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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