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장
하지만 어찌 되었든 다른 여자였다면 연준호의 선물을 진작에 기쁘게 받았을 것인지 안이서처럼 이리저리 핑계를 대지는 않을 것이다. 안이서는 신세를 지고도 갚지 못할까 봐 두려운 모양이었다.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준호 씨가 직장에서 힘들게 번 돈이잖아요. 앞으로 그렇게 펑펑 쓰지 말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라도 모아야 해요.”
안이서는 자기도 모르게 잔소리를 했다.
“아내에게 차를 사주는 게 어떻게 돈을 펑펑 쓰는 거야? 이 차는 정상적으로 운전하면 3, 5년은 사용할 수 있어. 평균적으로 1년에 2000만 원도 안되니 하루에 드는 돈은 더 적어. 그러니 수지가 맞는 거야.”
연준호의 말은 마치 물건을 살 때 이렇게 알뜰하게 계산해야 옳다는 듯했다.
안이서도 왠지 모르게 그럴듯하다고 느꼈다.
“됐어. 마음 편히 받아. 별것도 아닌 일에 무슨 심적 부담이 그렇게 커?”
연준호는 안이서를 바라보며 조용히 위로했다.
이런 연준호의 모습에 안이서는 조금 울고 싶어졌다...
언니와 백지효를 제외하고 이렇게 잘해주는 사람은 연준호가 처음이라는 생각에 고맙다는 말도 못 했는데 안이서는 눈시울이 먼저 빨개졌다.
연준호는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다. 안이서가 왜 이러는지 영문도 모른 채 얼른 수저를 내려놓고 휴지를 가져다주며 물었다.
“왜 그래? 왜 우는 거야?”
안이서도 자신이 참 억지스럽다는 생각에 얼른 휴지를 받아 코를 훌쩍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냥 너무 기뻐서요. 고마워요. 준호 씨.”
연준호는 안이서가 정말 온화하고 착한 여자라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간단한 일에도 쉽게 감동할 수 있다니, 어릴 때부터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부모가 되기 전에 시험을 볼 필요가 없는 이것이야말로 인류 최대의 버그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준호가 준 차를 받고 난 안이서도 마음 편히 밥을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밥을 반쯤 먹고 있을 때 갑자기 안이서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는데 화면을 보니 언니 안채아가 걸어온 것이었다.
안채아에게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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