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장
연준호는 일 중독자로 유명한 인물이었기에 그가 회의 도중에 말 그대로 회의를 던져두고, 그것도 뒤도 안 돌아보고 서둘러 나가는 일은 처음이었다. .
그 순간 회의실 문 근처에 앉아 있던 몇몇 고위 임원들은 우연히 연준호의 전화 속 큰 소리로 외쳐진 “누가 당신 와이프를 빼앗으려 해요!”라는 말을 들었다. 다른 말은 못 들었지만, 와이프라는 단어만큼은 확실히 들었다.
그리고 그가 회의실 문을 나서자마자 회의실은 순식간에 폭발하듯 웅성거렸다.
“연 대표님 결혼했어요?”
“언제 결혼한 거예요?”
“이거 완전 대박 소식 아니에요?”
“대표님의 와이프라...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틀림없이 엄청 예쁘겠죠?”
한편 옆에 있던 허연우도 속으로는 이 화제에 끼고 싶었다. 사실 연준호의 와이프로 말하자면... 정말 미인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귀엽기도 했고, 마치 정교한 인형 같은 여인이었다.
솔직히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은 일하는 시간이었기에 허연우는 연준호의 수행 비서로서 이런 순간에 흐트러질 수는 없었다.
“자, 회의 계속 진행합시다.”
허연우는 평소와 다름없이 엄격한 모습을 유지하며 마음속의 자부심을 숨긴 채 회의를 이어갔다.
한편 연준호는 경찰서로 향하는 길에 머릿속이 복잡했다.
‘대체 안이서가 얼마나 큰 사고를 쳤기에 이렇게 또 경찰서를 가게 된 거야?’
다행히 이른 오후라 차가 많지 않았고 그는 빠르게 경찰서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경찰서에 도착한 연준호는 홀에서 안이서를 발견했다.
“안이서!”
연준호는 그녀를 부르며 급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안이서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연준호가 왔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복잡했다.
‘준호 씨가 혹시라도 날 탓하거나 화내면 어떡하지?’
사실 아까 그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도 너무 서두른 판단이 아닐까 하고 후회하고 있었다.
백지효는 안이서가 조금 긴장하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옆에서 그녀의 손을 꼭 잡아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사실 백지효는 연준호 같은 남자가 안이서의 부모처럼 그리 소심하거나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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