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허연우의 의견은 연준호에게 항상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그래서 그가 소현정 같은 사람을 건드리지 말라고 했을 때 연준호는 즉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네 말은 안이서를 포기하라는 거야?”
이 순간 연준호의 목소리와 표정은 매우 차분했다. 허연우는 그와 10년 넘게 함께했지만, 가끔은 그의 속마음을 전혀 알 수 없었기에 쉽게 답하지 못했다.
연준호는 허연우의 생각을 알고 있었고 그의 의도를 이해했지만, 그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허연우, 우리 함께 많은 일을 겪었잖아. 나도 소현정 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혐오스러운지 잘 알고 있어. 실제로 소현정이 안이서에게 어떻게 대하는지도 직접 목격했어.”
연준호는 그날 경찰서 앞에서 소현정이 안이서를 대놓고 협박했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녀가 이렇게 뻔뻔할 수 있다는 건 안이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네가 안이서가 소현정의 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함께 살면서 그 나쁜 영향을 받았을까 봐 걱정하는 거 알아.”
그러면서 연준호는 안이서의 행동들을 떠올렸다. 특히 소현정 앞에서 안이서가 보였던 분노와 무력감을 분명히 보았다.
안이서와 안채아는 백도 없고 보호해 줄 부모님도 없어 대항할 힘이 없었다.
만약 안이서가 소현정과 같은 부류였다면 그가 준 블랙카드를 벌써 남용했을 것이다.
“대표님, 저는 사모님이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가족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니까요. 대표님이 사모님과 함께 살아보겠다고 결정하셨다면 그건 존중합니다. 다만 소현정 같은 사람들이 회장님의 신분을 알게 되면 곤란해질 수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허연우는 연준호의 충성스러운 부하였기에 안이서를 비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연준호의 지위와 신분을 생각하면 결코 실수를 하면 안 됐다.
“네가 무슨 뜻인지 알아. 그리고 이런 말을 해줄 수 있는 건 너밖에 없겠지.”
연준호의 곁에는 많은 충성스러운 사람이 있었지만, 허연우처럼 진심으로 그의 안위를 걱정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대표님이 이해해 주셔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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