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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장

특히나 집 밖의 큰 베란다에 어느새 자동 빨래 건조대를 설치해 두었고 한쪽에는 큰 흔들의자까지 놓여 있었다. 안이서가 이렇게 집안을 꾸민 덕분에 연준호는 이곳이 진짜 집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준호 씨, 이번 주말에 시간 있으세요? 저랑 같이 가서 꽃 좀 사다 심어요.” 안이서는 베란다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선반은 이미 세팅했으니까 이제 꽃만 있으면 돼요.” 안이서는 큰 눈을 반짝이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연준호를 바라보았다. 그 표정은 마치 귀여운 강아지처럼 애처로워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알았어.” 연준호가 동의하자 안이서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연준호가 옷을 갈아입으러 위층으로 올라간 사이 폐지를 수거하러 온 아저씨가 도착했고 안이서는 그가 가져간 종이상자를 천 원에 팔았다. 안이서는 잔뜩 기뻐하며 그 돈을 받았다. “그냥 그 상자들 공짜로 주지 그랬어.” 그 모습을 본 연준호가 약간 망설이며 말했다.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잖아요. 전 천사가 아니니까 그럴 마음은 없어요.” 안이서의 대답은 아주 솔직했다. 떡이 저절로 입에 들어오는 일이 어디 있을까. 공짜가 어디 있을까. 드디어 토요일이 되자 연준호는 며칠 전에 안이서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침부터 일어났다. 안이서 역시 꽃을 사러 가는 날이기도 하고 날씨도 아주 좋아서 아침 일찍 일어나 정성스레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준호 씨, 오늘은 좀 많이 드세요. 많이 도와주셔야 하니까요.” 안이서는 정성스럽게 요리한 음식을 연준호 앞에 놓으며 말했다. 순간 연준호는 안이서의 성의 있는 태도에 살짝 웃음이 났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연준호는 직접 차를 몰고 안이서가 말한 꽃 시장으로 향했다. 그곳은 온통 꽃을 파는 가게들로 가득 차 있었고 각종 꽃들이 가득했다. 종류도 다양했고 가격도 저렴해서 뭘 사도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연준호가 불만을 느낀 건 그곳에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었다. 사람들로 붐벼 발이 밟힐 정도였고 이런 환경은 연준호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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